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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빡이고 눈 마주치는' 딥페이크 실종자 포스터…악용 속 반가운 순기능


입력 2022.07.21 16:37 수정 2022.07.21 16:3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딥페이크는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특정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을 가리키는 기술이다. AI 빅데이터 기술 등으로 재탄생시켜 실제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해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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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003년 실종된 아동 모영광 군 실종사건을 다루며 딥페이크 기술로 현재 성인이 된 모영광 군의 모습을 구현했다.


모영광 군은 2003년 10월 10일, 어린이집에 등원한 지 5일째 되던 날 부산의 한 사찰로 소풍을 갔다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19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모영광 군의 가족들은 아직도 애타게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실종된 모영광 군의 깜빡이는 눈과 고갯짓, 그리고 목소리까지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내 많은 사람들에게 제보를 요청했다.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움직이는 실종자 포스터는 종이 전단지, 플래카드와 다르게 사람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6월 영국도 딥페이크를 활용한 옥외 광고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광고 스크린 속 실종 아동은 행인들이 지나갈 때마다 눈을 깜빡이거나 고개를 움직이며 눈을 맞춘다. 로이터 통신은 딥페이크 동영상이 실종자를 찾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가란 제목으로 거리를 지나다가 집중해 광고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춰 서서 실종 아동을 세심하게 살펴보거나 관심을 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사람들의 주목도는 물론 실종자 가족에 대한 공감대까지 짚으며 공익적인 용도로 잘 활용했다는 것을 높이 샀다.


신기술의 등장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기술이 발전할 수록 교묘하게 악용되는 사례들이 있어 언제나 빛과 그림자가 함께 따라온다. 딥페이크 기술은 영화 속에서 CG와는 또 다른 시각 효과를 선사해 주기도 하고, 역사 속 인물이나 고인이 된 인물을 현재에 소환해 의미 있는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가수 김광석과 그룹 거북이 멤버 터틀맨 등을 AI 기술로 재현하기도 했다.


앞으로 딥페이크 기술은 공연 영화 음악 문화 등 콘텐츠 업계에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사진 도용, 불법 음란물 제작, 피싱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2020년엔 N 번방에 딥페이크 음란물 영상이 사용돼'딥페이크 방지법'이 발의돼 시행 중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현실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딥페이크 기술이 항상 명보다 암이 부각됐지만, 이번 실종자 포스터 활용만큼은 딥페이크 강점이 강조된 흔치 않은 사례를 남겼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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