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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평, 작년 '불수능'과 비슷…올해 수능도 '이과 침공' 계속된다


입력 2022.07.06 05:32 수정 2022.07.05 17:07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영역별 표준점수 국어 149점·수학 147점…작년과 비슷, 미적분 선택 학생 비율 급증

영어 영역 1등급 비율 5.74% 지난 수능보다 적어…6월 모평, 최정등급 정하는 데 중요 지표

전문가 "우수 학생들 특정 과목 쏠림 현상 더욱 집중…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 여전"

"자연계, 문과 침투 계속돼 졸업생 응시도 증가세"…선택과목별 표준점수 미공개, 진학지도 어려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9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가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의 높은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나타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나타나면서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이과 침공'이 또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보면 국어 영역은 149점, 수학은 147점으로 '불수능'이었던 작년 수능과 동일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지난해 수능은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모의평가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난이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난이도보다는 수험생 개인의 점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 영역도 1등급 학생 비율이 5.74%로 지난해 수능(6.25%)보다도 적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수능에서 선택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나타나고, 특히 수학에서 주로 미적분을 선택하는 이과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문과 학생들보다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적분 선택 학생 비율이 크게 늘었다.


국어의 경우도 표준점수에 따라 유불리가 나타남에 따라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 비율이 증가했다. 국어의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화법과 작문이 64.1%, 언어와 매체가 35.9%였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51.5%, 미적분 42.8%, 기하 5.7%였다. 미적분 선택 학생 비율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37.1%, 9월 모의평가 39.3%, 작년 수능 39.7%에서 이번 6월 모의평가 42.8%로 계속 증가했다. 반면 확률과 통계 선택 학생 비율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55.4%, 9월 모의평가 52.8%, 작년 수능 51.6%, 이번 6월 모의평가 51.5%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국어 언어와 매체 선택 학생 비율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27.8%, 9월 모의평가 29.9%, 작년 수능 30%, 이번 6월 모의평가 35.9%로 계속 늘었지만, 화법과 작문 선택 비율은 72.2%→70.1%→70%→64.1% 등으로 줄어들었다. 미적분과 언어와 매체 선택 학생 비율이 증가한 것은 이과 중상위권 학생 중 선택과목을 언어와 매체로, 문과 중상위권 학생 중 수학 선택과목을 미적분으로 택하는 비율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응시자 패턴은 우수한 학생들이 특정 과목에 쏠림현상이 더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선택과목 간 점수 차는 문·이과 통합 수능 2년 차에도 그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지난해 수능에서 미적분을 선택했던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이과 침공'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대표는 "이과학생들이 국어에서 언어와 매체에 쏠리고 있어 문·이과 점수차는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에서도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6월 수능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9만3502명이었다. 재학생은 32만8489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이 6만5013명이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연구소 평가팀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6월 모평은 올해 수능 난이도나 출제 경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는 시험은 아니다"며 "다만 수시 지원을 앞두고 보는 마지막 평가원 시험이다 보니 최저등급을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 팀장는 이어 "이번 6월 모평의 특징은 졸업생이 많다는 점이다. 즉, 작년에 자연계에서 문과로 넘어간 인원이 상당히 많았는데 실제 공부해보니 맞지 않아 다시 수능을 보는 인원이 있다는 것"이라며 "자연계의 문과 침투가 앞으로 계속된다면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국어와 수학이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로 치러지는 문·이과 통합 수능 2년 차로, 지난해 평가원이 선택과목별 응시자의 표준점수 분포를 공개하지 않아 진학 지도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평가원은 여전히 선택과목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현재 성적통지표에 국어와 수학 영역은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가 표기되는데 선택과목별 자료를 주는 것이 점수 제공방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인해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응시한 수험생 363명의 점수는 채점 결과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다.


평가원은 이번 모평 과학탐구 지구과학Ⅱ 과목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출제 과정을 점검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에 따르면 출제 오류가 발생한 지구과학Ⅱ 14번 문항은 '조기 안착 문항'으로 출제 초기에 문항이 결정된 이후 검토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바뀌지 않은 문항이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지난해 수능 생명과학Ⅱ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함에 따라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능 출제 및 검토 절차 개선안을 지난 3월 내놓은 바 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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