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전·현직 대통령 사저에서 끊이지 않는 집회…여야 집시법 개정안 7개 발의
법조계 "무분별한 집회로 피해 보는 것은 시민들인데…尹文 지키기 졸속입법만 난무"
"국민 헤아리는 입법 필요…형평성 차원서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시위 금지 장소로 넣어야"
"집회서 같은 주장 반복하면 자제시켜야…최고소음도 1번이라도 넘기면 제재 필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등이 지난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인근에서 집회 중인 모습. ⓒ데일리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집무실과 전·현직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보수, 진보 진영의 집회 및 시위가 잇따르자 국회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국회가 전·현직 대통령 지키기에 급급한 법률이 아닌 민생을 살필 구체적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등 12명은 지난 4월 20일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하되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반경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구역에 대통령의 집무실을 명시'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 등 10인도 지난 10일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 공간'을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냈다.
이 같은 개정안은 당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근방에서 집회 및 시위가 연이어 개최됨에 따라 발의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 의원 등은 제안 이유에 대해 "기존 청와대 부지는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가 같이 있었지만, 청와대 이전에 따라 집무실과 생활공간이 분리됨에 따라 법률적 미비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집시법 개정안을 냈다. 정청래 의원 등 10인은 지난 5월 16일 집회 및 시위 금지 장소에 전직 대통령 사저를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올렸다. 전직 대통령 사저 방향으로 확성기와 스피커를 설치한 차량을 정차하고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집화기 일어난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 등 10인과 박광온 의원 등 15인도 지난 3일과 8일에 각각 같은 취지의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역시 민주당인 윤영찬 의원 등 11인은 이 같은 시위를 일으켜 중계방송이나 모금 활동 등 상업적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조계 "일반 국민 헤아리는 입법 필요"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개정안들이 하나같이 정무적 판단에 기초해 민생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집회로 인한 소음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이나 사저 인근의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국회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 전·현직 대통령 지키기에 급급한 졸속 입법만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문 전 대통령을 지키는 것만 생각하면 안 된다"며 "무분별한 집회로 인해 피해를 입는 국민 개개인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여야의 집시법 개정안을 두고 "편향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국가의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인 대통령 집무실 인근을 집회와 시위 금지 장소로 넣자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집시법 11조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공관에서 100m 이내'를 집회 금지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대통령 관저인 청와대에 집무실이 마련돼 있어 집회금지 구역이었으나, 새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인근에서 집회가 가능해 졌다.
이 교수는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몇 시간이고 큰 소리를 내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정안을 통해 이런 부분을 고치는 게 어떨까 한다"며 "집회 주최 측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장을 수차례 반복했다면, 밑도 끝도 없이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를 제지시키는 방안을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현행 집시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위 등을 진행할 때 1시간 동안 최고소음도(주간 기준 85dB)를 3번 넘을 경우 집시법 위반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최고소음도를 2번만 넘기는 방식으로 악용을 하기도 하는데, 시행령을 손질해서 최고소음도를 1번이라도 넘기면 바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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