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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과 거리두기①] 당신은 무엇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나요


입력 2022.06.14 08:00 수정 2022.06.14 08:1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SNS 중독 현상,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해야 보고서 발표

SNS 폐인 양산 시대

만약 당신이 1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에서 뺏는다면? 2022년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 느끼는 불편함에서 더 나아가 불안감이나 걱정으로 인한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를 가리키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No Mobile Phone Phobia)라 부른다. 2018년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은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절대적'이다. 온갖 정보 습득은 물론, 금융, 예약, 교육 등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그만큼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에 생기는 '공포' 역시 크다.


2021년 미국 IT 매체가 설문조사 및 통계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66%가 노모포비아 현상을 경험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자신을 돌아보게까지 만든다. 하루에 스마트폰 잠금 해지를 평균 150회 하고 있고, 스크린 터치 횟수가 평균 2517회에 달한다. 급기야 스마트폰을 안보고 1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58%에 달한다.


스마트폰 보급률 95%로 세계 1위인 한국이라고 다를까, 2018년 시장조사 기업 엠브레인이 만19~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기 의존도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의 57.4%가 스스로 디지털 기기에 많이 의존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다고도 응답했다. 이는 곧 '스몸비족' '디지털 치매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스몸비 족’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5년 새 1.9배( 2014년 119건→2019년 225건) 증가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에서 주 이용 영역으로 자리잡은 소셜미디어(SNS)는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과 같은 SNS는 다른 이들의 일상을 보거나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창구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어느 수준을 넘어 '중독'에 바진 '폐인' 등을 양산하고 있다.


오죽하면 2019년 영국 의원들은 이 같은 SNS에 중독되는 현상을 질병의 하나로 분류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까지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하루에 3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젊은 층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 정신적 질환 증세를 보일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부정적 결과에 사람들이 공감을 보내는 이유는 SNS가 가진 ‘일상의 공유’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들, 즉 금융 거래, 호텔 예약, 뉴스나 정보 검색, 인터넷 강의, 전자책 통한 독서, 지도 찾기 등은 오롯이 ‘내가 필요해서’ 하는 행위들이다. 그러나 SNS는 ‘나’와 비교되는 수많은 ‘다른 이’들이 존재한다. 일상의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부정적 영역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는 상황도 만들어진다.


오죽하면 SNS 속 ‘좋아요’와 ‘팔로워’가 곧 권력인 시대가 되었고, 여기에 SNS 피드 관리 및 사진 촬영 방법을 가르치는 곳도 생겨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SNS와 거리를 두는 이들이 오히려 ‘힙’한 존재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

연예인 강동원, 하정우, 유재석 현빈, 서현진 등은 개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며 홍보와 소통 창구로 SNS를 이용하는 많은 연예인들과 다른 행보다. 유재석은 메신저 SNS 카카오톡도 사용하지 않는다. 강동원은 과거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왜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가 살아온 얘기를 해야 하지?'란 생각이 있다. 그래도 내가 최소한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건 다른 배우나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한 작품씩 할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으며 최근에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여전히 인스타그램은 개설 계획이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SNS를 거부하는 이들을 향한 호감도가 커지고 있다. 티빙 드라마 ‘환승 연애’ 출연자 주휘는 “SNS는 인생은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이상형을 SNS 안 하는 사람”이라고 꼽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 심리 상담가는 “SNS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건 독립성과 삶에 대한 관점에 대한 일종의 신호로 작용하면서,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 될 수 있다. SNS를 잠시 멀리하면 사람이 보인다. 개성만큼 매력적인 건 없다”라고 밝혔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두는 ‘디지털 디톡스’의 첫 걸음은 스마트폰에 존재하는 온갖 앱 중에서 SNS 관련 앱을 지우거나 멀리하는 것이다. 뉴스나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간다고 해서 “내가 잘 사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진 않을테니 말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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