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IPO 수난기...보로노이·컬리 이번엔 다를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05.28 08:00  수정 2022.05.27 17:01

상장 험로에 ‘1호’ 타이틀 재도전

시장 부진에 투자금 회수 우려↑

“외부자금 유치계획 차질 불가피”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공모주 투자심리 악화로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일정과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장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유니콘 특례상장 1호’에 재도전하는 보로노이와 ‘e커머스 상장 1호’에 도전하는 컬리의 행보가 주목된다. 두 업체의 IPO 결과가 후발주자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약물 설계 기업 보로노이는 다음달 8~9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14~15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보로노이는 유니콘 특례 상장 1호에 도전했다가 지난 3월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보로노이의 상장 철회는 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기업에 한해 외부 전문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기술성 평가를 받으면 상장에 도전할 수 있는 제도다. 바이오 대어로 꼽힌 보로노이가 상장 절차를 중단하면서 바이오사 전반의 상장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보로노이는 한때 장외 주식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재도전에 나선 보로노이의 상장 의지는 두 번째 증권신고서에 반영됐다. 보로노이는 희망 공모가격을 기존 5만~6만5000원에서 4만~4만6000원으로 낮췄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도 종전 6667억~8667억원에서 5056억~5814억원까지 내려갔다. 유니콘 특례 마지노선인 시총 5000억원에 기업가치를 최대한 맞췄다. 기존 주주 대다수가 보호예수에 동참해 전체 주식의 보호예수 지분은 74.4%로 상승했다.


보로노이 증권신고서 변경 내용 ⓒ보로노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유니콘 컬리도 지난 3월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컬리 몸값은 5조~6조원으로 추산된다. 컬리는 테슬라 요건과 유니콘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 데뷔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적자 상태의 기업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액·매출증가율·시총 등을 갖추고 있으면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컬리도 대내외 악재 속 상장 지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올해 이커머스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예고했지만 목표한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컬리의 시총은 약 3조1900억원이다. 컬리는 지난해 증시 활황 속에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단행해 기업가치를 4조원까지 끌어올렸다. 기존 투자자들이 이익을 내려면 그 이상의 몸값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어려운 시장 여건이 이어지면서 후퇴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보로노이도 작년 8월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7000억원) 보다 낮은 몸값을 제시했다. 당분간 성장성으로 주목받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 냉각에 따른 바이오텍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이 제약·바이오 섹터 투심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부진의 원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초 IPO를 통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투자 규모 확대에 따라 출혈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연이어 발생한 IPO 철회로 외부자금 유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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