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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영화·김어준의 여론조사…'좌파 코인' 노리는 '피해자 서사' [김하나의 기자수첩]


입력 2022.05.27 07:02 수정 2022.05.27 05:44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정경심 자녀 입시비리 혐의 유죄인데…영화 '그대가 조국'은 '피해자 서사'

김어준 "대선 여론조사 가스라이팅 당했다"…이재명 '피해자 서사' 만들기

김경수 "사람 가둘지언정 진실 가둘 수 없다" 옥중 메시지…법정 진실에도 '피해자 서사'

가해자가 박해받는 피해자로 서사 전도되면 대중에게 감동 주기 어려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방송인 김어준씨, 김경수 전 경남지사.ⓒ데일리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방송인 김어준씨, 김경수 전 경남지사.ⓒ데일리안

"영화를 보면 정경심 교수는 무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고한 일가를 난도질 했다.", "진실을 알 수 있는 영화."….


영화 관람객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과 검찰 수사, 아내 정경심 씨의 재판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을 보고 남긴 한줄평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조국 일가를 피해자로 느낀다. 영화가 '피해자 서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그가 정경심씨의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한 7가지 혐의 모두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피해자 서사'가 주는 강력한 힘이다.


좌파는 이 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최근 6‧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정치신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보다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여론조작"이라며 여론조사기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낙선을 목적으로 여론조사 신뢰를 이용해 유권자들의 판단에 잘못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피해를 봤다'는 서사를 주장하면서도 여론 조작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방송인 김어준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선 기간에) 여론조사로 가스라이팅을 했다. 그것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유를 여론조사에서 찾았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세론에 유권자들이 휘둘렸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명분으로 독자적인 여론조사기관인 '여론조사 꽃'을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김어준씨의 말을 진실로 굳게 믿는 이들은 "외람이들 여론조사를 정도껏 조작을 했어야지"라고 우겼다.


영화 '그대가조국',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 책 '김경수 댓글 조작, 뒤집힌 진실'.ⓒ데일리안 영화 '그대가조국',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 책 '김경수 댓글 조작, 뒤집힌 진실'.ⓒ데일리안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앞두고 "사람은 가둘지언정 진실은 가둘 수 없다"는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김경수 댓글 조작, 뒤집힌 진실'이라는 책까지 냈다. 안타깝게도 그의 진실은 이미 법정에서 가려졌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 때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형이 확정돼 지사직도 잃었다. 암호명 '바둑이'는 드루킹에게 32차례나 기사를 보내 댓글 공작을 요청했고, '바둑이'의 의뢰를 받은 드루킹 일당은 댓글 순위를 조작했다.


문제는 '피해자 서사'가 먹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좌파는 돈이 된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수요가 있다는 굳건한 믿음 덕분인지 김어준씨는 최초로 멤버십 여론조사기관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가 설립할 여론조사 업체의 정기 회원 회비는 1년에 10만원, 3년에 27만원이다. 실제로 지지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처럼 보인다. 25일 개봉한 '그대가 조국' 영화 펀딩에 모두 5만1794명이 참여해 26억1091만1000원을 후원한 것을 보면 말이다. 당초 목표액의 5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영화는 개봉 첫날 예매율은 3위를 기록해 7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가해자가 박해받는 피해자로 서사가 전도되면 대중에게 감동을 주기 어렵다. 법정에선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답변만 300여 차례 반복한 조 전 장관이 법정 밖에서 영화 제작에 참여해 "온전한 진실이 알려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한 것은 지독한 아이러니다. 여론조사 결과로 이재명 후보가 피해를 봤다는 주장 역시 민심과의 괴리만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화와 책 제작, 여론조사기관 설립으로 '좌파 코인'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치열한 성찰을 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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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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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때문에가입했다 2022.05.27  11:25
    지독한 아이러니?? 내게 지독한 아이러니란, 일말의 공부도 조사도 하지 않고 '공정한척'하는 태도로 기사랍시고 싸지르는 외람이다. 궁금하면 가서 영화나 봐라
    너땜에 가입했고, 또 너땜에 탈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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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때문에가입했다 2022.05.27  11:22
    외람아,증언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좀 알고 갖다 붙여라. 다음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하고 싶은 말도 참으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온 국민의 자유로운 권리이다. 모든 사람이 쓸 수 있는 권리인데, 조국만은 안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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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망아지 2022.06.15  10:42
    대가리 깨진 넘들어와 gr병 하고있네.
    조국은 원래가 사노맹(무력으로 이사회를 전복하자) 했던
    인간인건 아는지..절대로 바른행동을 하지 않는 위선자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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