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리그 결승경험´ 누가 있나

김태완 넷포터

입력 2008.05.18 08:55  수정


고기도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고 했던가.

크고 작음을 떠나 우승경험은 선수들에게 있어 영원불멸한 발자취이며 경력을 집약하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오는 22일 새벽(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서 펼쳐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꿈의 무대’다.

결승전에 나서는 선수들은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이 1727년 영국 조지2세의 대관식을 위해 만든 대관식찬가(Coronation Anthems) 중 ‘신부 사독’(Zadok the priest)의 합창곡이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별들이 수놓인 챔피언스리그 휘장을 앞세우고 영웅이 되기를 꿈꾼다.

올 시즌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될 36명의 양 팀 출전 스쿼드 중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경험한 선수는 모두 13명에 이른다. 과연 ‘고기를 먹어본’ 이들 13명의 소중한 경험이 이번 챔스리그 결승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퍼거슨의 아이들, 그리고 하그리브스와 판 더 사르

맨유에서는 ‘퍼거슨의 아이들’인 라이언 긱스와 게리 네빌이 1999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전에 출전했다. 폴 스콜스는 경고누적으로 로이 킨과 함께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웨스 브라운은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맨유는 뮌헨에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테디 셰링험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기적 같은 연속골이 터져 2-1 승리, 1968년 매트 버스비 감독 이후 31년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오언 하그리브스는 2000-01시즌 야신과 비견되는 올리버칸이 버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발렌시아와 결승전을 치렀다. 뮌헨은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5-4의 짜릿한 승리를 맛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골키퍼 에드윈 판 더 사르는 아약스 시절이던 1994-95시즌, AC 밀란을 만나 무실점 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맨유 선수 중 가장 먼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맛본 셈이다.


에브라, 4년 전의 복수를 꿈꾼다!

AS 모나코 출신인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이번 첼시와의 결승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2003-04시즌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FC 포르투에 0-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당시 포르투에는 무리뉴 감독이 첼시로 옮기며 따라온 파울로 페레이라와 히카르두 카르발류가 있다.


맨유/첼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험자.


레알 마드리드서 우승 감격 누린 ‘프렌치 베테랑 듀오’

‘스타군단’ 첼시는 이전 소속팀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경험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애슐리 콜은 벨레티와, 발락은 마케렐레와 각각 다른 팀에서 한 차례 만났다. 이밖에 포르투갈 출신 카르발류와 페레이라가 있다.

올 시즌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첼시에 입단한 ‘저니맨’ 니콜라스 아넬카는 그가 옮겨 다닌 8개 클럽 중 단 한 시즌(1999-2000)만 뛰었던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맛보는 행운을 누렸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같은 스페인리그의 발렌시아를 맞이해 3-0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안았다.

2년 뒤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결승에 올라 바이엘 레버쿠젠과 우승을 다퉜고, 아넬카의 프랑스 대표팀 동료였던 클로드 마케렐레가 출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레버쿠젠에는 현재 팀 동료인 미하엘 발락이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발락의 레버쿠젠에 2-1로 승리, 2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전성기를 누렸다.


밀란시대의 영웅 ‘득점기계’ 솁첸코

2000년대 초 AC 밀란(이하 밀란)의 전성기를 이끌며 유럽에서 가장 순도 높은 득점력을 자랑했던 안드리 솁첸코가 이렇게 몰락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밀란에서 뛴 솁첸코는 두 번의 결승전을 경험했다. 밀란은 2002-03시즌 세리에A의 유벤투스를 맞아 0-0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이후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했다. 솁첸코도 승부차기 골을 성공시켜 팀 우승에 기여했다.

2년 뒤 리버풀을 결승전에서 만난 밀란은 3-0으로 앞서가다 내리 3골을 내주며 또 다시 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2년 전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던 5번째 키커 솁첸코는 그만 리버풀 예르지 두덱 골키퍼의 신경전에 말려들며 실축하며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첼시의 포백 카르발류와 페레이라, 그리고 콜과 벨레티

2003-04시즌 조세 무리뉴가 이끈 FC 포르투는 전 시즌 UEFA컵 우승의 여세를 몰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다.

센터백 카르발류와 라이트 백 페레이라는 포르투를 유럽 정상에 올려놓은 뒤 첼시로 둥지를 옮겨 4년 만에 다시 한 번 우승을 꿈꾸고 있다.

애쉴리 콜은 아스날 시절인 2005-06시즌 바르셀로나와 결승전에서 만났다. 바르셀로나에는 브라질 출신의 수비수 줄리아누 벨레티가 있었다. 벨레티는 1골을 만들어 내면서 바르셀로나의 2-1 승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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