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담임 교사에게 조롱과 무시를 일삼는 초등생 때문에 매번 곤란함을 겪고 있다는 현직 교사의 사연이 공개됐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6 가르치면서 있었던 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는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현직 교사가 올린 사연이 공유돼 올라온 글이다.
작성자 A씨는 "이 모든 일은 남학생 4명에게서 나온 일인데 이것도 새 발의 피"라고 운을 뗐다.
사연에 따르면 A씨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초등생들의 수업 태도는 매우 불성실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잔잔한 노래를 틀어준 뒤 편지 쓰기 활동을 시키자 한 학생은 "억지 눈물 짜내는 거 역겹다"라고 말했다. 수업시간에도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 있냐", "내가 안 해도 아무것도 못 하죠. 열받죠?" 등 A씨를 비꼬았다.
태블릿PC를 활용하는 수업에서는 유튜브로 이상한 영상을 재생하고 끄지 않는다. 이에 A씨가 태블릿PC 뺏으려 하면 남학생들은 "수업권 침해하냐"고 따졌다.
A씨는 반성을 시키겠다는 의미로 해당 학생들에게 반성문으로 명심보감을 한 장씩 필사하게 했다. 그러자 학생은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 줄임말로 노인 비하 표현) 냄새 심하게 난다"면서 반성문을 찢어버렸다. 이외에도 혼날 때 짝다리 짚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학생에게 "바로 서라"고 지적해도, 학생은 한 귀로 흘려듣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A씨는 "내가 이 짓을 1년 동안 보고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남학생 4명의 부모 모두 반응이 다 똑같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모들은 "선생님께서 잘 가르치셔야죠", "우리 애가 집에서는 착한데 선생님께서 잘못 가르치신 거 아니에요?", "사랑으로 보살펴주세요", "왜 우리 아이에게만 그러세요?" 등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
이에 A씨는 "교장, 교감한테 말해봤자 옆 반 선생님이랑 해결법을 짜내 보라는 얘기만 할 걸 알아서 굳이 얘기 안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일 미안한 건 내 에너지의 90%를 저 4명 막아내는 데 쓰고, 10%를 26명에게 써야 했다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다수 교사가 늘어난 업무 시간과 스트레스 등으로 퇴직이나 휴직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유·초·중·고교 교사 5천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0.5%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육 활동 이외의 업무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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