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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브리핑] 네이버가 없앤 '화나요'…누리꾼들만 더 '화나요'


입력 2022.05.08 06:50 수정 2022.05.07 22:10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네이버 기사 본문 하단 '감정 스티커'→'추천 스티커'로 뉴스 기사 평가체제 개편

네이버 "언론사들이 공들여 작성한 좋은 기사, 더 쉽게 드러나도록 하려는 취지"

누리꾼 "굳이 '화나요' 없앨 필요 있었나, 가사 읽는 독자들의 감정 다양…악플도 하나의 의견"

"추천의 이유가 다양한 만큼 비추천 이유도 만들어야…긍정과 부정의 비중 맞춰야"

ⓒ네이버 화면 캡쳐ⓒ네이버 화면 캡쳐

최근 네이버가 기사 하단에 표시할 수 있는 감정 스티커를 추천 스티커로 바꾼 것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 기사의 평가체제를 개편하면서 누리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인데, 특히 감정 스티커에서 유일하게 부정적인 감정이었던 '화나요'를 없애고 5가지 긍정적 스티커로 변경한 점을 놓고 기사에 대한 개인의 감정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네이버는 자사 기사 본문 하단에 뉴스를 읽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좋아요, 훈훈해요, 슬퍼요, 화나요, 후속기사 원해요' 등 버튼에서 '쏠쏠정보, 흥미진진, 공감백배, 분석탁월, 후속강추' 5가지 스티커로 변경했다. 네이버는 "사용자들이 기사를 보고 감정 표현을 남기는 방법 대신 기사 '추천 사유'를 선택하는 형태로 새롭게 전환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쏠쏠정보’는 평소 알지 못했던 유익한 정보성 기사에, ‘흥미진진’은 빠져드는 이야깃거리가 있는 기사에, ‘분석탁월’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통찰력 있는 기사에 부여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용자들의 반응을 기반으로 언론사들이 공들여 작성한 좋은 기사들이 발굴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며 “좋은 기사들이 더 쉽게 드러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관점에서 사용자 피드백 서비스를 개선해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기사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만 할 수 있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기사에 대한 감정 표현이 아닌 기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관한 생각으로의 전환은 기발하다"면서도 "안 좋은 기사나 추천하고 싶지 않은 기사도 있는데 이에 대한 선택지와 그 이유도 들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씨는 "추천의 이유를 다양하게 만들었다면 그만큼 비추천에 대한 이유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진모(27)씨는 "기사를 읽고 독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굳이 '화나요'를 없앨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감정이 많은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단은 적다는 생각이 든다"며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말처럼 악플도 하나의 의견이다. 긍정과 부정의 비중을 맞춰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20대 정모씨는 "앞서 연예와 스포츠 분야의 댓글을 없앴기 때문에 독자로서 의견 피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스티커밖에 없다"며 "어떤 기준으로 포털이 변화를 만들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정권 눈치 보고 없앴나”라는 추측성 반응이 올라오는가 하면 “국민 감정 표현도 막아버렸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 부러웠나”, “기레기(기자+쓰레기)들이 불편해서 없앴나 보다”라는 등 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양했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특정 포털이 서비스를 변경하는 것은 사업자 자율 영역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원래 있던 제도를 없앤 것은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는 방향보다는 제한하는 방향으로 바꾼 것으로 볼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충분히 '사회적 공론을 거친 결과인가 하는 것'"이라며 "네이버가 가진 지위가 높기 때문에 이용자들하고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댓글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기사는 여론 형성과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금의 댓글 서비스는 기사에 대한 여론을 만들기보다는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장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랜 기간 댓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결론적으로 좋은 여론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예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며 "익명 뒤에 숨을 것이 아닌 커뮤니티 등에서 실명으로 대화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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