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끝나니 '#한복챌린지' 열풍…"대선 후보들 표심으로 활용하지 마라"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02.23 05:37  수정 2022.02.22 17:00

중국의 한복 문화공정 맞서 SNS '한복챌린지' 봇물…10년 전 한복 입은 사진 올리는 국민들

전문가 "샤오미, 한복을 '차이나 컬쳐'로 판매…김치도 아리랑도 중국 문화라고 억지 주장"

"지방자치 분권 아예 없는 나라에서 소수민족은 부각?…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 대응할 때"

"이재명 '문화를 탐하지 말라' 글 올려…가만있다 한복만 끄집어내는 악수, 당리당략으로 비춰져"

'한복챌린지' 관련 게시물.ⓒ인스타그램 캡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조선족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해 문화공정 논란이 일면서 반중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국민들의 '한복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한복 챌린지'는 자신의 SNS 계정에 한복 입은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인 #Hanbok, #HanbokFromKorea 등을 남기면 된다.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한복 문화공정은 진행돼 왔고, 김치도 아리랑도 자신들의 문화라고 우기는 중국에 맞서 이제는 비난을 넘어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선 정국에서 표심만을 염두에 두고 파고드는 정치인들의 당리당략적 접근은 경계했다.


21일 한 SNS에선 한복의 우리나라 의복이라는 의미인 '#HanbokFromKorea'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4000개가 넘었다. 한 네티즌은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 것을 눈뜨고 코 베일 순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로 표현하면 된다"며 "중국은 김치도, 한복도 다 자기네 것이라 우기고, 말만하면 다 되나? 그럼 우리는 중국도 우리꺼(것)"이는 글을 한복을 입은 사진과 함께 올렸다.


시민들은 어렸을 때 입었던 한복, 명절에 입었던 한복 등 다양한 한복 사진을 골랐다. 직장인 이모(32)씨는 "미국에 교환학생 갔을 때, 경복궁을 갔을 때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한복 챌린지에 참여하려고 찾아보고 있다"며 "추억으로 남은 한복 사진을 챌린지로 올리게 될 줄은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한복 사진이 마땅히 안 보여 10년 전 추억을 꺼내 한복 챌린지 동참한다"며 한복 사진을 올렸다.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한복 챌린지'는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올림픽 폐막식을 맞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서 교수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한복을 입은 조선족이 등장했다고 갑자기 공분이 인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한복 문화공정이 진행돼 왔다"고 지적하고 "중국의 최대 전자제품 업체인 샤오미에서도 휴대폰 전면 배경 화면에 한복 그림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한복을 '차이나 컬처'라며 판매한 것이다. 이제는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전부터 중국은 김치도, 한복도 자기네 문화에서 기원했다는 억지 주장을 해왔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인 만큼 이들이 부르는 노래인 아리랑도 중국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도 2011년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아리랑을 중국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수민족을 위한다면 분권을 확실하게 해야 하는데 지방자치 분권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올림픽 행사라고 소수민족을 드러낸 부분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동"이라며 "올림픽 등에서 한복을 계속 배치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한복이 중국의 하위문화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위험해 보이고, 그렇게 포장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일각에서는 MZ세대의 반중 정서를 대선 정국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586세대는 한반도 통일과 비핵화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 경제적으로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없다는 점 등의 이유로 중국을 자극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MZ세대는 문화 정체성과 가치 부분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표심을 노리고 정치인들이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난했다.


주 교수는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올림픽 개회식이 끝나고 SNS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런 문제는 표심을 이용해서 접근하면 안 된다. 여태 다른 문제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한복만 딱 끄집어내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 악수다. 정치권의 대응은 당리당략으로 보일 수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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