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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곡 맛집'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인기…창작자 고민은 깊어진다


입력 2022.02.14 11:12 수정 2022.02.14 08:1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음악 접근성은 높지만 개성과 완성도는 '글쎄'

"플레이리스트로 인해서 많이 알려지는 것도 좋지만, 음원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음악 감상의 중심이 되어가는 것은 창작자 입장에서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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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한 소속사 대표의 말이다.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올해 주 이용률이 가장 높은 음악 콘텐츠 서비스는 1위 유튜브(25.1%), 2위 멜론(23.7%)으로,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말한다. 때껄룩, 코지팝, 찐막, 땡스 포 커밍, 네 고막을 책임져도 될까, 소플 등 취향에 따른 음악을 모아 편집하고 추천하는 채널들은 이제 유행의 주체가 됐다. 과거 음원사이트 TOP100의 역할을 유튜브의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음원사이트에서 일일이 가수의 노래를 찾아드는 것이 아닌, '드라이브 할 때', '이별하고 듣는 곡', '샤워할 때 듣는 노래' 등 상황 별로 음악을 모아놓거나 시나 책의 한 구절을 인용을 인용한 제목, 감성적이고 재치있는 제목을 지어 기분에 따라 어울리는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리스너들은 플레이리스트들의 취향과 감성을 공유하며 댓글을 통해 감상평을 남기고 노래에 관련한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으며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처럼 플레이리스트들의 취향이 담긴 음악 영상들이 인기를 얻자 음악 추천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서 음원이 사용된 영상 콘텐츠는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닌, 저작권자들에게 돌아간다. 음악채널에서 소개된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저작권료도 발생하는데, 왜 창작자들의 고민은 깊어질까.


유튜브는 영상 속 음악과 음원의 원본을 대조하는 기술 콘텐츠ID라는 기술을 사용해 커버곡, 편집된 음악 등을 식별한다. 이 기술을 통해 찾아낸 데이터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제공하고, 협회는 제공 받은 데이터를 정산시스템을 통해 분기별로 분배한다.


유튜브 페이지 상에서 나타나는 영상의 조회수는 국내 조회수가 아닌 전세계, 전체 기간 조회수가 표기되는데 저작권료 분배 시에는 정해진 기간 동안 국내 조회수를 기준으로 분배되기 때문에 이 사정을 파악하지 않는다면 국내 음원사이트와 유튜브 저작권료 차이가 크다고 느낄 수 있다. 외국에서 발생한 조회수의 경우 각나라 저작권단체가 유튜브로부터 징수하여 한음저협에 송금한 뒤 시스템을 통해 분배된다.


한 관계자는 "유튜브는 음악보다는 영상 위주의 매체로, 국내 음원 서비스처럼 징수 규정에 의해 1회당 일정 금액의 단가를 정하는 방식이 아닌, 유튜브에서 재생된 영상의 총 횟수 대비, 저작권자의 조회수 비율만큼 분배가 계산된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창작자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크리에이터들이 여러 가수의 음악을 편집해 한 플레이리스트로 영상을 업로드 하기 때문에 미니, 정규 앨범의 경우 수록곡이 묻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수의 앨범을 통째로 업로드 하는 건, 팬덤이 아닌 이상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 눈에 띌 수 있는 싱글 단위로 곡을 발표해야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성이 강하거나 도전이 필요한 음악들은 우선순위에 밀리게 된다.


한 작곡가는 이 흐름에 대해 "자연스럽게 음악들이 창작자나 아티스트의 정체성보다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 위주로 작업을 한다. 이제 음원사이트에서 곡을 검색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들었던 좋은 노래를 음원 사이트에서 찾는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가수의 유명세나 시기에 상관없이 노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아티스트의 정체성이나 완성도를 높이는 곡을 만드는 일만 두고 따졌을 땐 긍정적인 역할만 하고 있진 않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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