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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아 가품 사태' 인플루언서가 트렌드 중심이 된 시대의 명과 암 [류지윤의 배드토크]


입력 2022.01.23 07:59 수정 2022.01.23 08:2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프리지아, 자필 사과문 "일부 가품 사용 죄송"

SNS나 유튜브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들이 먹는 음식, 입는 옷, 사용하는 화장품, 하울 등을 살펴보면 현재의 유행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이들은 트렌드의 선두에서 팔로워와 미디어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계정이 있는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언서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SNS 계정 보유자의 42.9%(중복응답)가 유튜버나 SNS 스타 등 인플루언서의 계정을 구독(팔로우)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인 및 친구의 계정(61%)과 취미/관심사 관련 계정(56.6%) 다음으로 구독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국내 연예인 관련 계정(32.9%)의 구독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최근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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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최근 명품 보유력은 젊은 구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핫 아이템이 됐다. 명품을 대량으로 사 소개하는 '명품 하울'이나 구매한 명품을 포장부터 같이 뜯는 '명품 언박싱' 콘텐츠는 구독자들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지 못하는 명품을 구매해 품평하는 것을 보며 자신이 구매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또한 인플루언서가 명품을 산 후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정보를 공유를 한다는 점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마케팅 시장 역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적극 이용해 광고나 협찬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 세대의 워너비가 된 인플루언서, 이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시장, 그리고 이를 소비하고 있는 구독자가 삼각형 구도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더욱 커지게 만든다.


하지만 악영향이나 문제가 될 만한 발언과 행동을 한다면 순식간의 비판의 대상에 놓인다. 최근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프리지아(송지아)의 '가품 사태'가 준비되지 않은 채 유명세와 영향력만 커진 인플루언서의 명과 암을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던 프리지아는 넷플릭스 '솔로지옥'에 출연한 후, 하루아침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인플루언서가 됐다. 프리지아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솔로지옥' 출연 후 100만 명 이상이 증가했다. 유튜브 콘텐츠에는 화려한 외모와 달리 털털하면서도 솔직한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으며 그가 착용한 패션과 액세서리는 물론 메이크업까지 화제가 됐다.


하지만 프리지아가 착용했던 다수의 명품 제품이 가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프리지아의 날개가 단 번에 꺾였다. 한 예로 향수 미스 디올을 광고하는 사진에 가품 디올 레이디백을 들고 찍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을 침해한 행위임과 동시에 당당한 프리지아를 응원했던 구독자들은 기만을 이유로 등을 돌렸다.


여기에 프리지아가 인스타그램 광고 하나당 3000만 원, 유튜브 브랜드 광고는 8000만 원이라는 매체들의 보도가 이어지며 논란은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프리지아 측에서 몸값을 제시하긴 했지만, 이는 업체의 합의가 있었기에 만들어진 비용이라는 점은 이미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 됐다. 그저 "3000만원, 8000만원을 받으면서 왜 가품을 사용해 나라 망신을 시키느냐"라는 의혹에만 집중되고 있다.


프리지아는 스스로 만든 '금수저 이미지'로 누군가에게 동경이 대상이었지만, 가품 논란으로 한 순간에 무용지물이 됐다. 본인이 잘못한 일이기에 지금의 사태는 프리지아가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갖가지 추측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제기되며 근본적인 문제점을 흐리는 과도한 마녀사냥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효원 C&C 측은 가품 사용에 대해 사과했지만, 허위사실 유포나 악플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무엇이 문제가 될지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 반짝이는 관심에 기대 이를 이용해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키우는 마케팅 시장, 그리고 문제를 일으켰을 시,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드는 악플 문화까지, '프리지아 가품 사태'는 많은 문제점을 시사하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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