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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팀' 결국 무산?…洪 공천 요구에 尹 '사실상 거부'


입력 2022.01.20 12:52 수정 2022.01.20 18:53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洪, 尹 만찬서 재보궐 전략공천 요구

당 안팎 '과도한 요구 아닌가' 쓴소리

尹, 사실상 요구 거부…원팀 '삐그덕'

"구태에서 벗어나 정치혁신 이뤄야"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 3·9 대선과 함께 열리는 일부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특정 인사의 공천을 요구하며 가능성이 엿보였던 '원팀 결성' 가능성이 수면 아래로 재차 내려가는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전날 저녁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지고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 종로에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에 측근으로 알려진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전략공천해달라 요구했다.


홍 의원이 윤 후보와의 회동을 마치고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갓집 비리 엄단'이라는 두가지 조건이 수용되면 선대본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구체적인 조건이 '공천 요구'라는 점에서 합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홍 의원이 과도한 요구를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특히 서울 종로의 경우 '정치 1번지'로서 사실상 윤 후보와 러닝메이트 관계로 선거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많고, 대구 중·남구는 당초 당 지도부에서 100%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을 통해 후보를 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 홍 의원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얼마 전 이미 당의 모든 분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가 있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후퇴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이 홍 의원의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회의 직후 홍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액면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하며 사실상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수의 후보군이 몰렸던 대구 지역 분위기도 흉흉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역 일각에서는 국민참여경선을 비롯해 청년 공천 등 '혁신공천'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던 탓이다.


대구 중·남구 출마를 준비하던 한 인사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진훈 전 구청장은 홍 의원의 선거를 도왔던 최측근인데 대구시장 준비를 하고 있던 판에 홍 의원 본인이 시장에 도전하려 셀프보상격으로 중·남구로 가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인사는 "대구 발전은 커녕 본인들의 유리한 입지를 위해 중·남구를 희생양 삼는 행위 아닌가"라며 "지역만 피해를 보는 격"이라 성토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전략공천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홍 의원의 제언 취지에 공감하고 훌륭한 분들을 추천해줘서 감사하다"면서도 "공천은 추천한다고 무조건 되는 것이 아니고 당의 합리적인 의견수렴과 절차로 이뤄질 것을 알려드린다.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 공정과 상식으로 정치혁신을 이루고 이를 통해서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데 홍 의원도 동의할 것"이라 전했다.


윤 후보 또한 이날 정오경 연말정산 및 반려동물, 양육지원 공약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공정한 원칙에 따라 공천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고,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게 원칙”이라며 “공천에는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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