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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훈용 KT 본부장 “진화하는 도로, 교통 DX 미래 책임진다”


입력 2021.10.25 07:00 수정 2021.10.25 05:54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ABC 역량·광역본부로 ‘차별화’…지역별 특징에 초점

제주 렌터카 사고율 낮추고 ‘이순신 대교’ 투신 방지

“개인의 삶과 타 산업 혁신, KT 기술의 최우선 목표”

오훈용 KT 제안·수행2본부장.ⓒKT 오훈용 KT 제안·수행2본부장.ⓒKT

디지털전환(DX).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무관하게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다. 기업의 DX는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 주제다. KT는 기업의 DX를 넘어 일반의 삶과 직결된 ‘교통 분야 DX’에 집중하고 있다. KT의 기술적 목표인 ‘개인의 삶과 타 산업의 혁신’에 가장 맞닿아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교통 DX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도로를 똑똑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안전과 직결된 분야인 만큼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수다. KT가 어떤 방식으로 교통 DX를 이뤄나가고 있는지 오훈용 KT 제안·수행2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 본부장은 “KT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14대 DX 모델을 두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교통 DX는 일반 대중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KT의 강점인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어 각별히 신경 쓰는 분야 중 하나다”라고 소개했다.


KT가 교통 DX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5세대 이동통신(5G)이 상용화되면서부터다. 처음에 교통 DX는 단순 주행 시 브레이크나 내비게이션 정확도 향상 등 차량 내부 안전 제어에 국한됐었다. ‘통신’ 역시 개인 간의 연결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차량과 사물, 차량과 차량 등 모든 것을 연결하는 시대가 됐다. 자연스럽게 5G의 특징인 빠른 속도와 초저지연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KT는 기존 중소기업들이 많이 하던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에서 더 나아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사업에 주목했다. 이후 8곳의 협력사와 교통 DX 원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부의 목표는 현재 지자체 단위 사업을 2024년까지 전국으로 넓혀가는 것”이라며 “이후 2027년 정도가 되면 도로와 자동차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진정한 ‘자율협력주행’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자율주행버스.ⓒKT KT 자율주행버스.ⓒKT

그는 경쟁사 대비 KT의 강점으로 통신과 여러 기술을 엮을 수 있는 인프라와 확장성을 꼽았다. 크게 ▲통신 ▲ABC 기술 ▲광역본부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그는 “통신과 기기를 연결하는 독보적인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ABC 경쟁력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는 점, 지역마다 광역본부를 거점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KT의 차별화된 경쟁 요소”라고 자신했다.


교통의 경우 지역별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곳은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한 문제일 수 있고, 낙하물이나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


그는 “현지 상황과 교통 현황 등은 지역 주민이 누구보다 제일 잘 안다. KT 광역본부 인력들이 지자체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지역에 맞는 특성과 요구를 세밀하게 파악해 만족도가 높다”며 “중앙에는 큰 그림을 그리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뛰어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특징을 잘 살린 성공 사례 중 하나가 제주 C-ITS 사업이다. KT는 제주도 사업 콘셉트를 ‘교통안전도시’로 설정했다. 실제 제주 실증사업 사업관리단이 렌터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통안전정보를 받은 운전자의 83.1%가 감속·정지·차선변경 등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봤다.


공업도시인 울산의 경우 화물차 위험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기지국을 통해 제공되는 정밀측위(RTK) 보정 정보로 도로에 있으면 안 되는 물체가 있거나 차량이 차선을 벗어났을 때 정확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오 본부장은 “이처럼 시민의 피부로 와 닿아야 한다는 것이 KT의 철학”이라며 “단순히 무슨 기술을 적용했다고 홍보하는 것이 아닌 실제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설득력이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오훈용 KT 제안·수행2본부장.ⓒKT 오훈용 KT 제안·수행2본부장.ⓒKT

광양의 경우 ‘이순신 대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집중했다. 투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영상인식 기반 폐쇄회로(CC)TV인 ‘로드아이즈’ 설치를 제안한 상태다. AI가 사람이나 차량의 움직임, 패턴을 인식해 관제센터에서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직 상용화 이전이며 지자체에 기술 제안을 한 상태이지만 이곳에서 유즈 케이스(적용 사례)를 쌓고 전국 곳곳의 도로나 다리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은 서울과 인천을 잇는 지역으로 교통이 굉장히 복잡해 트래픽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KT는 현재 진행 중인 부천, 광양 ITS 사업 외에도 연내 인천·성남·대전·김포·안양 등의 지역에서 추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그는 “고객 인지도를 높이고 솔루션을 좀 더 지능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브랜딩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오 본부장은 “여러 솔루션을 통합적이고 직관적으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타사 대비 인력이 많지만 성장세가 크다 보니 인력에 확장에 대한 고민도 있다. 협력사와 원팀을 더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규모 시장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 중소업체들과 함께 상생하고 협력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큰 방향성이다”라고 진단했다.


기술 표준에 대한 고민과 기술의 부작용이 만들어낼 개인정보 유출, 보안에 대한 문제에도 대비하고 있다. 향후 제도적인 부분과 함께 발전해나갈 것으로 오 본부장은 예상했다.


다음 세대 통신인 6G를 맞아 본격화할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대한 준비도 시작했다. 그는 “현대차 등 여러 기업이 UAM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공중에서 차량이 해킹을 당하거나 통신 두절로 멈추게 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차량의 하드웨어적인 측면뿐 아니라 통신 인프라와 보안 등을 다각도로 접목해야 한다. 향후 미래에는 KT의 6G 통신 기술과 AI를 접목해 안전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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