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맛맛6] ´끼치다´와 ´미치다´

입력 2008.03.07 14:43  수정

´끼치다´는 부정적ㆍ시간적, ´미치다´는 물리적ㆍ공간적


´끼치다´와 ´미치다´는 어떤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사용맥락상 차이가 있다.

´끼치다´는 "남에게 폐나 괴로움 따위를 주다."라는 뜻(예를 들어 "누를 끼치다.",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등등)과

"뒷세상에 어떤 영향을 전하다."라는 뜻(예를 들면 "세종대왕의 업적이 후세에 끼친 영향은 실로 크다.", "그의 사상은 현대 사회에 여러모로 영향을 끼쳤다." 등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일차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라는 인상을 풍기고, 부차적으로는 ´시간성을 두고 전해지는 장기적인 영향´이라는 어감을 자아낸다.

´미치다´는 우선 "공간적 거리나 수준, 상념 등이 일정한 지점이나 상태, 수위에 닿거나 이르다."라는 뜻(이를테면 "안타깝게도 결승점에 미치지 못하였다.", "내 능력은 아직 그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힘(능력)이 미치는(닿는) 데까지 열심히 일해 보겠습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하였다.", "생각이 그 일을 하겠다는 쪽에 미치자, 열정이 끓어오르기 시작하였다." 등등)이 있고,

다음으로 "영향이나 힘ㆍ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또는 그것을 대상에게 가하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대체로 ´물리적인 관계´나 ´공간적인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이 그에게 미쳤다.", "전화(戰火)가 그들 형제에게도 미쳤다", "동료의 잘못이 내게까지 미쳤다.", "두뇌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은 두뇌에 영향을 미친다."에서 보듯 힘점과 작용점이 드러나고 공간적인 상황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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