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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OTT 참신함 어디로?…흉내 급급했던 ‘오징어게임’과 ‘SNL’


입력 2021.09.24 13:19 수정 2021.09.24 13:2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해외선 뜨거운 반응 ‘오징어게임’, 국내 시청자들에겐 호불호

어설픈 풍자로 혹평받은 ‘SNL 코리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콘텐츠의 다양성도 넓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기존 장르들을 흉내 내는 데만 그친 신규 콘텐츠들이 국내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자아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최근 ‘SNL 코리아’가 쿠팡플레이를 통해 부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유독 컸었다.


미국 NBC 프로그램인 SNL(Saturday Night Live)의 한국판인 ‘SNL 코리아’는 지난 2011년 tvN 첫 방송 당시에만 해도 콩트를 통한 웃음은 물론, 정치와 사회 풍자를 놓치지 않으며 원조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이어갔었다. 다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아쉬운 부분을 긁어줄 만한 풍자는 이뤄지지 못했고, 이에 방송사보단 심의 면에서 자유로운 OTT를 통해 부활한 것이 부족했던 과감한 유머와 풍자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배우 이병헌과 하지원, 가수 제시 등 스타 게스트들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시작한 ‘SNL 코리아’는 정작 시청자들의 기대 포인트였던 정치 풍자 코너에서 시청자들의 호불호를 유발 중이다. ‘SNL 코리아’의 대표적인 정치 풍자 코너였던 ‘위켄드 업데이트’가 2회에서부터 시작됐지만, 해당 코너가 담은 메시지보다는 이를 연기하는 인턴 기자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현 거리두기 방식과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에 대해 앵커로 분한 안영미가 “완화 조치는 어떤 근거에서 결정된 것이냐”, “국민지원금 지급 기준인 ‘소득 하위 88%’의 기준이 무엇이냐” 등의 질문을 던지면, 인턴 기자가 엉뚱한 답변을 내놓으며 기준의 모호함을 꼬집는 의도도 물론 있었지만, 방송 이후 20대 인턴 기자의 미숙함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쏟아졌었다.


결국 ‘SNL 코리아’는 풍자를 흉내내기만 했을 뿐, 풍자의 대상 조차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이 아닌 불쾌감을 안기고 만 것이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원조를 어설프게 따라 하다가 호불호를 일으키는 것은 드라마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현재 국내 시청자들의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징어게임’은 당초 국내에서는 드물었던 데스게임 장르를 넷플릭스가 어떻게 구현해낼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베일을 벗은 현재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는 반응이 뜨겁지만 국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혹평 원인은 게임의 서스펜스에 집중하기보단 각 캐릭터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데 더 힘을 쏟으며 데스게임 장르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의 호불호에 대해 “큰 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간 데스게임 장르는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이었다. 게임이 진행되는 세트의 구현 같은 걸 보면 큰 스케일로 제작이 됐다는 것이 드러나긴 하지만, 감성 자체는 구시대적인 느낌이 있다. 예전부터 관객들이 흔히 지적하던 한국 콘텐츠 특유의 신파도 강해 국내 시청자들은 이런 걸 다소 촌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가 좀비물이라는 익숙한 장르에 한국 사극의 분위기를 덧입힌 것이 해외에서 유효하게 통했던 것처럼, ‘오징어게임’도 한국 사회를 은유적으로 담아내며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데스게임 장르가 이미 익숙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오징어게임’가 담은 극한 경쟁에 내몰린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적인 메시지가 오히려 새로운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내용을 반복한 것에만 그쳤고, 결국 국내에서도 한 편의 탄탄한 데스게임 장르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초반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게 됐다. K-콘텐츠가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지금이지만, 정작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외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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