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얕은 사랑과 폭력 사이…성통념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폭력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사회적 공감대·의식 필요
가해자 남성, 피해자 여성 경우 94.6%
ⓒ게티이미지뱅크
"사랑한다고 XX년아!"
영화 비스티보이즈에서 배우 하정우가 연기한 재현이 여자친구를 폭행하며 뱉은 대사다. 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예은(한승연)은 남자친구의 집에 감금돼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매스컴에선 데이트폭력과 관련된 기사가 꾸준히 한 두 건씩 올라온다. 지난달 26일에는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폭행당한 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숨지기까지 했다. 이렇듯 데이트폭력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폭력의 발생 원인으로 가해자의 경계선 성격장애와 아동학대 피해경험 등을 지목하면서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뿌리깊은 가부장적인 관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 가해자가 되는 여러 원인요소 중 큰 틀로 가해자 개인적인 요인, 가해자의 가정환경 요인, 그리고 가부장적인 관념에서 비롯된 올바르지 않은 성통념(성인지감수성)을 꼽았다. 또 사랑싸움을 관대하게 보는 사회 관념이 데이트 폭력을 부추긴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사랑으로 위장한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가해다. 특히 힘의 차이가 나는 약자를 상대로 벌이는 일방적인 권위 행사다. 아동폭력, 가정폭력과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가 94.6%나 달했다. 1084건의 폭력피해가 있는 초기상담 건수 중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1030건이다.
남녀의 생물학적인 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가부장적인 태도에서 자행되는 폭력을 사랑으로 치부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평등한 사회로의 길은 영원히 멀 수밖에 없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질수록 데이트폭력이 줄어드는 평등 사회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 전에 가부장적인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필요하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이뤄지고 우리 사회에서는 폭력이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식도 깃들어야 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