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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LG 톤프리’ 덕에 서랍 속 잠든 ‘아이팟’ 꺼냈다


입력 2021.08.07 06:00 수정 2021.08.07 12:52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3.5mm 오디오잭 있는 ‘러닝머신·콘솔 게임기’ 무선 이용

‘커널형’ 같지 않은 가벼운 착용감…‘노캔·살균’ 기능 만족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의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을 활용해 애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의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을 활용해 애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서랍 속 구형 MP3를 꺼내 보면서 ‘무선이어폰만 호환돼도 자주 쓸 텐데’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예전에 듣던 노래들이 생각나 가끔 켜보긴 했지만, 한번 무선의 편리함을 맛보니 예전엔 유선을 어떻게 썼나 싶을 정도로 돌아가기 힘든 지경이 됐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에는 평소 생각만 해왔던 이런 참신한 기능이 탑재됐다. LG전자에서 제품을 대여한 뒤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팟’을 가장 먼저 꺼내 든 이유다.


아이팟은 과거 MP3 시대를 주름잡은 애플 제품이다. 특유의 ‘감성’으로 아직도 중고장터에서 찾는 사람이 많지만, 구형 제품인 탓에 3.5mm 오디오잭으로만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사용성은 크게 떨어진다.


반신반의하며 유닛을 귀에 꽂으니 정말 아이팟에 담긴 노래가 무선으로 흘러나왔다. 선곡은 밀레니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사이 출생)세대 동년배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가수 프리스타일의 ‘Y’다.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의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을 활용해 애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의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을 활용해 애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이 참신한 기능의 이름은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Plug&Wireless)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톤프리 본체(크래들)와 아이팟을 기본 구성품인 케이블로 연결만 하면 된다. 연결 후 크래들 옆면의 스위치를 초록색이 보이도록 오른쪽으로 돌리면 활성화된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무선이어폰을 연결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직관적이다.


이 기능에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 적용된 건 아니라고 한다. 구형 MP3처럼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기기에서 송출되는 소리를 받아 유닛으로 쏴주는 방식이다. 주요 제조사 제품 중 이 기능이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선이어폰 시장 후발 주자로 사용자의 요구를 세밀하게 파악한 LG전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구형 MP3 외에도 3.5mm 오디오잭이 적용된 러닝머신이나 비행기 내부 스크린, 닌텐도, 콘솔 게임기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격한 움직임으로 유선이어폰을 끊어먹기 쉬운 러닝머신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물론 한계도 있다. 유선으로 들을 때와 비교하면 무선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음질이 저하된다. 음량도 기존의 3분의 2 정도까지만 출력돼 더 크게 들을 수는 없었다. 대신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소음 억제)’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이를 모두 상쇄했다.


톤프리는 이 기능을 빼고도 출고가 24만9000원 정도의 돈값은 했다. 사용하면서 좋았던 점 세 가지를 순서대로 꼽자면 ▲착용감 ▲노캔 ▲음질이다.


귓구멍에 쏙 들어가는 형태의 ‘커널형’ 제품은 늘 귓병 이슈에 시달려왔다. 이제 대부분의 제조사가 소음 차단에 유리한 커널형 제품 위주로 출시하지만, 장시간 착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몇몇 제품 사용 후 실제 귓병이 생긴 경험이 있기도 하다.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톤프리는 며칠 동안 길게는 한 번에 5시간 이상 연속으로 사용했는데도 귀에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우선 가볍다. 유닛 자체가 전작(HBS-TFN7) 대비 0.4g 가벼운 5.2g이고 인체공학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한다. 사용했던 커널형 이어폰 중 가장 이압이 적게 느껴졌다.


‘플라시보 효과’가 조금 반영된 것 같기도 하다. 톤프리 크래들에는 대장균 등 유해 세균을 99.9% 제거해 주는 UV나노(nano) 기능이 탑재됐다. 유닛을 넣으면 파란 불빛을 내며 살균 기능이 작동된다. 눈으로 세균이 사라지는 걸 볼 수는 없지만 사용자에게 큰 신뢰감을 준다.


노캔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노캔의 대명사인 애플 ‘에어팟프로’와 비교하면 조금 못 미치고, 삼성전자 ‘갤럭시버즈 프로’와 비슷한 수준이다. 선풍기 ‘강풍’ 소음 정도는 훌륭하게 걸러준다.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제품 외관은 동그란 마카롱을 닮았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편했다. 크래들 힌지(경첩)는 부드럽게 여닫기 편했고 자성이 강한 편이라 유닛을 집어넣을 때 ‘착’ 소리를 내며 잘 달라붙는다. 전작은 유닛과 크래들 모두 유광이었는데 이번엔 전부 무광 처리돼 흠집이 덜 날 것 같다.


음질은 무선이어폰 중 뛰어난 편이다. 소리는 저음이 약간 강조된 인상을 받았다. 기본 모드에서는 특별한 개성 없이 원음 그대로 들려준다. 톤프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퀄라이저(EQ)를 조정하면 입맛에 맞게 쓸 수 있다.


톤프리 앱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모두 사용 가능하다. 배경화면 위젯은 안드로이드만 지원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조합해 썼는데도 연결 시 배터리 잔량 팝업이 내려오고 위젯 사용도 가능해서 제조사 차이에 따른 불편함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 앱 위젯(왼쪽)과 내부 화면.ⓒ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 앱 위젯(왼쪽)과 내부 화면.ⓒ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위젯으로 충전 상태를 볼 수 있고 노캔 활성화와 터치패드 잠금 등 간단한 조작을 할 수 있다. 위젯을 터치해 톤프리 앱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톤프리 앱에서는 기기 정보과 EQ 설정이 가능하다. 알림음이 울리도록 해주는 ‘내 무선 이어버드 찾기’ 기능과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도 알림 메시지 확인이 가능한 ‘알림 설정’ 기능도 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통화 품질이 전작 대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제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몇몇 지인과 테스트해보니 통화 중 대체로 말소리는 잘 들리지만 카페 음악소리 등 주변 소리가 크게 들려 다소 시끄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 기본 구성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TFP9)’ 기본 구성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주변 소리 듣기’ 기능 만족도도 떨어졌다. 자연스러운 소리가 아닌 기계음이 섞인 소리로 들려 1분 이상 켜두기엔 귀가 너무 피곤했다.


종합적으로 톤프리는 사용자가 원하는 ‘킬링 포인트’를 잘 공략한 제품이다. 보통 스마트워치와 같은 제품은 스마트폰과 제조사를 통일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무선이어폰은 그런 면에서 훨씬 자유로운 편이다. 사용자들은 브랜드 외에도 ‘음질’ ‘가격’ ‘디자인’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저가 브랜드 QCY나 소니 제품이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체험기에서 소개한 제품 외에도 일부 성능이 제외된 ‘TONE-TFP8(21만9000원)’과 ‘TONE-TFP5(16만9000원)’ 선택지도 있다.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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