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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자영업 대출 300조…벼랑 끝 '영끌 장사'


입력 2021.08.05 06:00 수정 2021.08.04 11:0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올해만 20조원 가까이 불어

코로나 4차 대유행 '치명타'

국내 5대 은행 자영업자 대출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5대 은행 자영업자 대출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5대 은행들이 자영업자들에게 내준 대출이 올해 들어서만 20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3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영혼까지 끌어 모아 받은 대출로 사업을 유지하는 이른바 영끌 장사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내수 시장의 충격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자영업자들의 대출을 둘러싼 불안은 계속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289조134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8조266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80조66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조2663억원 증가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 역시 58조8974억원, 하나은행이 53조7385억원으로 각각 4조5099억원과 3조5277억원씩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도 51조4147억원으로, 농협은행은 45조168억원으로 각각 3조7253억원과 3조2377억원씩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부진을 대출에 의존해 버티고 개인사업자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매출은 급감했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고정비는 계속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7월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이 또 다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 방침에 기대를 걸었지만, 그 이후 코로나19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미 1년 넘게 이어진 영업제한과 집합금지로 고통을 받고 있던 자영업자들에겐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까지 '이중고'


한은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상향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며 포문을 연데 이어,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 조정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이제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개인들이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은 함께 늘어나게 된다. 한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1%p 오를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2000억원이나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미뤄주는 금융 정책의 기한을 계속 연장해가며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금융권에서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을 유예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은 204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제는 위기를 뒤로 미루는데 급급한 폭탄 돌리기식 정책 대신 코로나19 이후를 고려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원금뿐 아니라 이자조차 내기 힘든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금융지원보다 향후 연착륙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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