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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아동극②] “전용극장 부재,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공간 필요”


입력 2021.07.10 14:01 수정 2021.07.10 20:3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온라인 스트리밍·축제 등 다양한 시도 이어져

'어린이청소년예술진흥기본계획' 수립해야

ⓒ종로아이들극장 ⓒ종로아이들극장

“어린이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오면서 척박한 대한민국의 어린이공연 문화 환경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인성·감성·창의력을 열어주는,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전용극장이 필요합니다.”


가수이자 공연 제작자인 유열은 어린이공연문화재단 ‘행복한 아이’ 대표로서 어린이 전용극장의 부재를 지적한 바 있다. 아동극은 놀이, 양식화, 관객참여 방식이 동원돼야 하기 때문에 돌출형, 원형, 삼면 형태의 개방형 무대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무대가 필요하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국내엔 몇 년 전까지 변변한 어린이전용극장이 없었다. 지자체 최초 어린이전용극장인 ‘종로아이들극장’이 2016년 개관한 이후 현재까지 각 지자체에서는 어린이전용극장을 꾸리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국의 모든 어린이들이 보편적으로 문화공연을 향유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영국·호주 등 문화 선진국들은 아동공연 쪽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미국 뉴빅토리시어터, 영국 유니콘시어터 등은 세계적 수준의 어린이전용극장이다. 아동용 소설 ‘찰리와 초콜릿공장’을 원작으로 만든 영국산 어린이뮤지컬 ‘마틸다’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매진 기록을 세웠다. ‘치티 치티 뱅 뱅’ ‘올리버!’ ‘빌리 엘리어트’ 등 아동용 뮤지컬도 큰 사랑을 받았다.


아동청소년 공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협회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79개 회원국과 네트워크를 맺고 세계 유수의 공연들을 여름축제와 겨울축제를 통해 국내에 선보이는 한편, 국내 아동·청소년 단체 발전에 힘쓰고 있다. 또 최근 공연계의 화두인 온라인 스트리밍을 시도하면서 ‘유료화’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이와 같은 양질의 어린이 전용 콘텐츠는 심리·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산업적 유발 효과도 크다. 때문에 협회들은 안정적인 소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 등 아동청소년 관련 15개 단체와 전국의 12개 축제는 문체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가 함께 ‘어린이청소년예술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예술향유권의 보장, 예술참여권 확보, 예술교육을 받을 권리 보장 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어린이청소년예술분과위원회의 설치 등도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테지 관계자는 “지금껏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창작지원 예산은 단 한 푼도 국가가 지원해주지 않았고, 지원을 해도 목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면서 “관객 향유 국가지원정책이 탄생시킨 무료공연의 범람이 이미 전국의 공연 질서를 파괴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린이청소년예술진흥기본법’ 법률안의 초안을 만들어 적극적인 제정 노력을 펼 것”이라며 “내년이 ‘어린이 날’ 제정 100주년이다. 올해 ‘어린이청소년예술진흥기본법’의 제정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우리 아이들의 세상을 열길 바란다. 보다 나은 조건에서, 미래 세대와 함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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