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극장, 변해야 산다②] ‘제2의 이유’ 찾는 영화관들, ‘고정 팬’ 확보할까


입력 2021.07.08 14:01 수정 2021.07.09 08:2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콘텐츠 형식·내용을 확장, 극장 가치를 높이는 기술 결합 중요”

“라이프 스타일이 그대로 실현되는 공간”

ⓒCGV ⓒCGV

관객들이 찾지 않는 영화관을 어떻게든 ‘이용’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은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고민되어왔고, 일부에서는 이미 시작했다.


넷플릭스, 왓챠를 비롯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세로 인한 ‘극장 위기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는 이를 급속화한 셈이다. 코로나19가 극장으로 향하는 길을 잠시 닫은 사이, OTT는 일상에 빠르게 침투했다.


지난해 4월 100억 대작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 행을 선택,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화 배급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후 ‘승리호’와 ‘낙원의 밤’도 결국 넷플릭스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었다. ‘콜’과 ‘제8일의 밤’에 이르기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는 영화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복’은 극장과 티빙 동시 개봉의 길을 선택했으며, 현재 ‘샤크: 더 비기닝’과 ‘미드나이트’도 티빙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극장 개봉이 먼저였던 과거와 달리, 선택지가 다양해진 현재 각 영화관들도 이제는 더 이상 영화 상영에만 의존을 할 수가 없게 됐다. 기존에도 전시회를 열거나 가상현실 체험존, 어린이 전용 상영관을 제공하며 공간을 다양하게 즐길 거리를 제공해왔던 영화관들이지만, 이제는 이벤트성이 아닌 영화 외에 극장을 찾을 ‘또 다른 이유’가 절실해졌다.


CGV의 선택은 ‘콘텐츠’의 확장이다. 최근 영화를 넘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예술, 문화 콘텐츠 브랜드 아이스콘(ICECON)을 론칭했으며, 이를 통해 공연 실황부터 강연, 스포츠 생중계 등 색다른 콘텐츠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 예로 업계 최초로 극장에서 즐기는 ‘라이브 랜선 투어’ 프로그램부터 극장에서 선보이는 라이브 개그 무대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과 영화 관람과 시 낭송 및 강연을 한 번에 만나보는 융합 프로그램 ‘시:럽 콘서트’ 등을 선보였다.


‘팬덤’을 겨냥한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했다. ‘미스트롯2 TOP7 비대면 팬미팅 극장 생중계’와 콘솔 플레이 대관 플랫폼 아지트엑스를 론칭 했다. ‘공포체험라디오 4DX’를 통해 인기 공포 크리에이터 돌비와 함께 4DX의 오감 체험 효과를 전달하거나 LoL e 스포츠 생중계를 스크린X를 통해 하는 등 극장만이 가진 스크린을 활용해 극장 자체의 가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CGV 관계자는 “이전에는 다른 즐길 거리, 먹거리 볼거리를 구현하기 위한 복합문화공간 시도가 있었다면, 지금은 본격적으로 콘텐츠에 집중을 하고 있다. 관객 자체가 오지 않으니 공간 체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가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형식 또는 내용을 확장하거나 극장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결합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롯데시네마 역시 비슷한 전략을 선택했다. ‘롯데시네마 게임존’을 통해 고객들이 상영관을 대관, 사운드와 안락한 좌석과 함께 초대형 스크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프로야구를 중계하고, 오페라 공연을 스크린에서 상영하거나 강연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영화 외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노력 중이다. 관계자는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콘텐츠를 다각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만족도와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는 ‘공간의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계자는 “기존에는 극장 내 상영관에서 콘텐츠 위주의 다양성으로 진행이 됐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라이프 스타일이 그대로 실현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하고자 한다”고 설명하며 “단순히 콘텐츠를 상영하는 공간을 뛰어넘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6월 말 국내 e스포츠 구단인 ‘담원 기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메가박스 내에 e 스포츠 경기장 등의 시설을 구축해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또한 지난 5일 메가박스 신촌점에 ‘메가박스x제주맥주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극장 로비에서 맥주를 즐기게 했다. 코엑스점에 오픈한 실내 스포츠 전용 경기장 ‘몬스터짐 아레나’를 통해 다양한 경기를 상영관 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스크린, 시트, 사운드가 이미 잘 구축된 영화관이라는 공간의 장점이 분명하다. 또 예매 서비스와 같은 시스템도 이미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팬덤, 마니아들을 겨냥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강연 콘텐츠의 경우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영화관의 쾌적한 환경과 이미 구축된 예매 시스템을 통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평가는 물론, 생생한 현장감 전달로 호평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고정 팬들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GV 관계자 또한 “지금의 모든 콘텐츠들이 지속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피드백을 바탕으로 극장에서 보면 더 좋을 만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면 확실히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일례로 김호중 첫 팬미팅 무비는 스크린X로 상영이 됐는데, 아티스트의 무대를 본다면 훨씬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공연을 본다던지 특정 콘텐츠 가치를 높일 만한 노력들은 이후에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