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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車 호조로 부타디엔 '껑충'…석화업계 '긴장'


입력 2021.06.22 11:55 수정 2021.06.22 11:5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자동차·가전·위생용품 수요 및 유가 강세로 BD 상승세

지나친 유가 상승시 마진 하락 우려…업계 '예의주시'

부타디엔 국제가격 추이(자료: 한국석유화학협회)ⓒ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부타디엔 국제가격 추이(자료: 한국석유화학협회)ⓒ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자동차 타이어, 신발 등의 원재료로 활용되는 부타디엔(Butadien)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고유가가 부타디엔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을 경우 마진(제품-원유 가격차이)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날까 우려한다.


다만 부타디엔의 시황 변동폭이 워낙 큰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부타디엔 가격은 t당 1291달러로 올해 1월 초 가격인 869달러 보다 48.6% 올랐다. 전년 동월 가격인 371달러 보다는 248%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 등에서 부타디엔을 생산한다.


부타디엔은 원유를 증류 처리해 나오는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해 얻는다. 여기서 얻은 부타디엔은 니트릴(의료·위생용) 장갑 소재로 사용되는 NB라텍스나 TV, 냉장고, 청소기, 노트북 소재로 활용되는 ABS 소재로 활용된다. 자동차 타이어용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부타디엔 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자동차, 가전, 위생용품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대를 돌파하면서 제품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실제 ABS 가격은 올해 1월 t당 1985달러에서 6월 셋째주 현재 2341달러로 17.9% 올랐다. 전년 동월(6월) 1389달러 보다는 68.5% 상승했다.


NB라텍스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5월 국내 NB라텍스 수출금액은 2억1068만5000달러로 연초인 1월 1월(1억5933만7000달러) 보다 32.2% 상승했다. 지난해 1월 가격인 5903만5000달러 대비로는 256.9% 급등한 수치다.


자동차 산업 역시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타이어 수요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타이어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부타디엔은 ABS, NB라텍스, 타이어용 합성고무 등의 주·부원료 사용되는 데, 이들 수요 산업이 탄탄하게 부타디엔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가격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유가와 연동된다. 최근 부타디엔 가격 상승도 유가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석화업계 관계자는 "미국으로 가는 부타디엔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천연고무를 대체하는 합성고무 수요가 늘었고, 동북아 지역의 가동률 조정에 따른 부타디엔 생산 감소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다만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가운데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오를 경우 수요가 오히려 떨어져 마진이 악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만일 석유화학 제품 수요 증가 없이 원유값만 올라간다면 석화업계는 원재료 부담만 늘게 돼 마진(제품-원유 가격차이)이 떨어져 수익성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톨, 글렌코어, 골드만삭스 등 다국적 무역회사 및 금융기관 등은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이 기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로 바뀌면서 '100달러 유가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원유값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제품 가격 역시 오르게 돼 수요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만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제품 가격이 정체된다면 석유화학 기업들은 마진 방어를 위해 가동률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연관 산업 수요 보다는 기대심리로 올라가는 측면이 크다"면서 "유가 상승 폭과 제품 가격 인상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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