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대선기획>´리멤버 2002대선 네거티브 공작 전말´ 11.4~11.10
노무현후보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기양풍과 기절초풍이 있다" 비난
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의원들이 2002년 11월 4일 오전 국회에서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며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다 민주당 의원 11명이 후보단일화를 명분으로 집단탈당을 결행하면서 당내가 뒤숭숭했던 것.
그러나 <시사저널>이 "기양건설 비자금이 이회창 후보 쪽으로 유입됐음을 시사하는 기양건설 내부 장부와 증언을 확보했다"며 ´한인옥 수시지급 10억원´이라고 적힌 ´자금지출내역서´를 실어 보도하면서 여권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민주당은 즉시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를 열어 ´기양건설비자금 의혹 긴급대책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에 ´제 2의 김대업 사건´이라며 명백한 공작정치라고 맞섰지만 민주당은 사활을 건 공세를 폈다.
2002년 11월 4일(월) ´창(昌)´이 귀환했다. 부친의 장례식과 삼우제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온 이회창 후보는 5일부터 주요 조문객들에 대한 답례인사에 들어갈 예정임을 밝히고 당분간 ´조문정치´를 펼치겠다고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은 물론 주요 정치권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회동한다는 계획이었다.
´3김 청산´이라는 명분으로 그동안 만나지 않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도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처음 만나게 됐고, 답례대상에는 연대설이 돌고 있던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 등이 포함되면서 대선막판 합종연횡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후보가 이 같은 행보를 하는 사이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의 집단탈당으로 분당국면에 진입했다.
명분은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 중부권 의원 중 일부는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중부권 신당을 꾸리거나 아예 한나라당행을 택하는 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발빠르게 진행되면서 한나라당도 마냥 낚시대를 드리운 심정은 아니었다.
한나라당으로선 필승카드인 ´1강 2중 구도´유지에 노심초사하고 있던 상황. 경계대상 1호로 꼽고 있는 후보단일화 문제가 다시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데 대해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고위선거전략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몽준 의원과 장세동 전 안기부장의 만남에 대해 ´재벌세력과 독재정권의 만남으로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노무현 후보가 그런 재벌세력과 단일화 한다는 것은 개가 웃을 일이 아니냐"며 단일화 논의를 원색적으로 공박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2002년 11월 5일 오전 부산방송에서 열린 2002 대선후보 부산.경남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부산을 방문한 노 후보는 "민주당과 노무현의 민주당은 다르다"며 "언론과 한나라당에서 나를 ´DJ의 양자´라고 하지만 나는 민주화 운동의 성지 ´부산의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특히 영남지역에서의 지지율 회복이 제 2노풍 점화의 직접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현대의 대북 4억달러지원과 이 후보의 기양건설 정치자금 제공설, 병역비리 의혹을 집중공격했다.
이회창 후보는 조문답례 행보를 걸었다. 이날 오전 김대중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화와 조문의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대통령은 "직접 조문하는 것이 예의인데 그렇게 못해 미안하다"고 인사했다.
이 후보는 이어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15분씩 독대했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직접 조문하려 했지만 사정이 있었다", "(부친이)돌아가신 것이 이 후보에나 나라에 좋은 일이 있게 하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도 이날 답례를 위해 방문한 이 후보에게 "(부친이)가시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도록 하는 큰 일을 하셨다"고 말했다.
2002년 11월 6일(수) ´한인옥씨가 기양건설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전 기양건설 관계자의 증언이 시사저널을 통해 보도됐다.
´기양풍´은 한씨가 부천시 범박동 신앙촌 개발과 관련, 사업자인 기양건설로 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
시사저널은 이교식 전 기양건설 상무의 증언과 함께 ´자금지출내역서´를 실었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김병량 회장은 처음에는 부인 장순예씨를 통해 한인옥씨에게 돈을 보냈고 나중에는 직접 줬다"며 "주택은행 통장 원장과 (돈 인출 심부름을 한)다방종업원이 당시 인출한 출금 전표를 분석하면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폭로했다.
´병풍´ 이후 공격포인트를 잡지 못하고 있던 민주당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즉각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를 소집한 민주당은 천정배 전갑길 임채정 이낙연 의원 등으로 ´기양건설 비자금의혹 긴급대책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공세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또 기양건설대책팀과 함께 천정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한인옥씨 10억 수수의혹 진상조사특위´까지 구성하고 한씨가 직접 기양건설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공적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기양건설로부터 수십억원의 검은 돈을 받는 등 부도덕한 뒷거래가 불거질 것이 두려워 공적자금 국정조사를 무산시켰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민주당이 ´제 2의 김대업´ 사건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범박동이 지역구인 김문수 의원은 "10억원의 전달자로 지목된 장순예씨는 한인옥씨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허위사실을 보도한 시사저널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사저널에 실린 자금지출내역서를 보면 돈 지급일자가 날짜 순으로 기재돼 있지 않고 범박동 비리와 관련해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5명의 이름이 빠져 있는 등 이 자료는 사후 조작된 것임이 분명하다"며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이 이교식 전 상무의 허위폭로와 긴밀하게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적중했다. 한씨가 10억원을 받았다는 폭로는 물론, 자금지출내역서는 이 전 상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고 이 전 상무는 이를 시사저널에 공개하고 기자회견도 했다.
이 전 상무는 당시 민주당 법률지원단 국장에게 진정서를 건네주고 전갑길 전 의원이 폭로를 하는 ´준비 및 폭로단계´를 거친 뒤 자료를 위조해 특정 주간지 기자에게 허위사실을 공개토록 하는 ´특정 언론의 공론화 단계´를 거친 것.
이어 민주당은 당보 호외를 발간하고 천정배 의원이 한씨를 검찰에 고발, 정치 쟁점화하는 ´여론몰이 단계´순으로 기양풍을 확산시키면서 대선정국 막바지를 네거티브로 장식시켰다.
검찰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2003년 4월 이들의 폭로내용이 근거없다고 결론내렸으며 같은해 10월 서울지법은 이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 패한 뒤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2002년 11월 10일 낮 63빌딩에서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소장에서 "시사저널은 이교식 전 상무의 조작된 장부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그대로 공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는 여권의 네거티브 공작에도 "우리당이 책임지는 자세로 국가기강-문란을 바로잡고 불안해 하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막중한 책무를 다해야한다"고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날 선거전략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는 "임기말 정부가 무기력증에 빠져 국가기강이 엉망"이라며 이 같이 지적한 뒤 "정권은 임기로 끝날지 모르지만 국가는 영원하다"고 말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논의에 대해 "노 후보와 정 후보는 50점짜리 시험지를 서로 합하면 10점이 된다고 생각하나 본데 착각"이라며 자질과 능력이 50점 밖에 안되는 후보들이 커닝으로 합쳐봐야 50점 이상 될 수 없다"고 ´이회창 필승론´을 펼쳤다.
2002년 11월 8일(금) 정치권은 심상명 법무장관과 김각영 검찰총장 기용에 실망과 입장 유보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검찰 개혁과 대선공정관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신임 법무장관과 대검차장이 모두 특정지역 출신인 것은 대통령의 선거중립의지를 의심케 한다"며 "김 신임 총장은 서울지검장과 대검차장 시절 각종 게이트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김 총장으로는 무너진 검찰 조직을 추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신임 장관 등에 대해 당부하는 논평만 내놓았을 뿐 인사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을 발표, "앞으로 두 사람의 업무수행을 봐가며 평가하겠다"며 "신임 장관과 총장은 잘못된 수사관행을 개혁해 인권국가 건설에 전력을 기울이고 공명정대한 대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02년 11월 10일(일) 한나라당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본격화되자 김대중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수위를 높였다.
서청원 대표는 선거전략회의에서 "최근 여러경로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아직도 김 대통령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정치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만약 대통령이 그같은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그분이 한 여러 일들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회창 후보가 패배할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이 단일화를 시샘하며 질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회창 후보는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단독회동했다. 박 대표는 이자리에서 한나라당 합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정권교체를 위해 합류해달라"는 이 후보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당과 협의해 화답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등을 돌린 양측이 대선을 앞두고 다시 손잡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전날 박태준 전 총리를 만나 대선 협력 다짐을 이끌어 낸 데 이어 ´양박´을 잡아 원군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노무현 후보는 이날 경남 마산을 찾아 이 후보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였다. "
부산, 경남이 움직이면 대선은 필승"이라며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병풍,세풍,안풍,주풍 의혹을 받고 기양건설에서 돈을 받았다는 기양풍과 기절초풍이 있다. 떳떳한 것은 노풍"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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