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美 중간선거 관련 웨비나
대내 레임덕 직면할 트럼프
중동전쟁 확전 카드 꺼낼 가능성
"시장, 중동정세 악화에 베팅"
지난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담긴 현수막이 미 법무부 건물 외부에 걸려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 중간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탈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방향성이 주목된다.
의회 권력을 빼앗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정책으로 레임덕을 상쇄하려 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란전쟁 양상이 국내외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톰 오를릭(Tom Orlik)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 금융투자협회가 '2026 미국 중간선거 및 거시 전망'을 주제로 진행한 웨비나에서 "의회 통제권을 잃으면 국내정책 통제권도 잃게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내적으로 레임덕을 겪을 경우 외교정책에서 더 적극적·공격적으로 행동하려 들 수 있다. 이는 이란 긴장 고조를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를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권력 유지를 위해 (국내적으로) 새로운 연정을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 역시 이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할 동기가 있다"고 짚었다.
국내 증권가는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는 '학습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구조적 여건을 고려하면 정반대 시나리오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동정세 재악화 관련 시장 우려는 국제유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란이 통제권을 쥔 호르무즈 해협 관련 원유 수송량은 전쟁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국제유가는 여전히 100달러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를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인 60~70달러선으로 내려오지 않는 건 수송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면서도 "시장이 전쟁 격화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하고, 합리적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과 이란의 합의 도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이란 통화가 폭락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이 100%에 육박하고, 석유 수출 관련 수입도 급감해, 이란의 협상 타결 의지가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미국의 이란 공격을 억제했던 중간선거가 일단락된 만큼, 이란 측이 '모험'을 택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여론을 의식해 '중간선거 전 확전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무엇보다 중동정세 악화는 고유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상승을 꺼리는 국내여론을 고려해 중동 출구전략 마련에 공을 들일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오를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어느 쪽으로 갈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시장은 중동정세 악화에 베팅하고 있고, 우리는 그럴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톰 오를릭(Tom Orlik)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한 '2026 미국 중간선거 및 거시 전망'을 주제로 진행된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ZOOM 화면 갈무리
AI 데이터센터 건설 제동 걸리나
"韓 반도체 수요도 영향 불가피"
규제 우회해 데이터센터 건설?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관련 규제 강화 가능성도 주목할 포인트로 꼽혔다.
미국 유권자들이 고물가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수도세·전기세 상승에 영향을 주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도입은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반도체 투톱'이 시총 과반을 차지하는 한국증시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오를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간선거가 AI 규제 전환점이 될 가능성 있다"며 "기존보다 많은 민주당 주지사가 나올 수 있고, 공화당 주지사도 유권자 신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한국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미 진행 중인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미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데이터센터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짓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규제가 강화될 수 있지만, 규제가 덜 강한 지역으로 부지를 이전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줄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꽤 견조할 걸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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