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기술 경쟁력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워"…고객 신뢰 강조
반도체 영업익 106조·완제품은 적자…노태문 "근원적 경쟁력 높여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노태문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두 대표이사는 창립 57주년을 맞아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차세대 기술 확보와 수율 향상을,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사업에서는 제품 완성도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30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창립 57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외부의 도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와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며 시장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의 기록적인 실적에도 기술 경쟁력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전 부회장은 "최근 실적은 개선됐지만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와 제조 효율 고도화, 완벽한 품질 확보와 수율 향상이라는 반도체업의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지난해 창립기념사와도 맞닿아 있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삼성전자가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기술과 품질의 기본으로 돌아가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발표한 올해 3분기 확정 실적에서 연결 기준 매출 195조2532억원과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테크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섰고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실적 개선은 반도체 사업이 주도했다. DS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000억원과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약 99%를 반도체 부문에서 거둔 셈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 제품인 HBM4 판매 확대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 등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파운드리 사업도 HBM 베이스 다이 매출 증가와 첨단 공정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전 부회장은 호황기일수록 고객과의 신뢰를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 부회장은 "호황을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호황은 일시적이고 시장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고객의 신뢰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켜야 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완제품 사업을 이끄는 노 사장 역시 기본기 강화를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과 달리 DX부문은 3분기 매출 52조1000억원에 영업손실 8000억원을 내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노 사장은 "무엇보다도 제품의 완성도, 품질, 오퍼레이션 등 디바이스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여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품의 완성도, 품질, 신뢰성 등의 기본기를 강화해 고객에게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하고 시장 리더십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선제적인 공급망 센싱과 관리 역량을 높여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주문했다. 노 사장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와 AI 컴패니언 디바이스, 홈 엔터테인먼트 AI TV, 홈 컴패니언 가전 등을 혁신 제품의 주요 분야로 제시했다.
노 사장은 "로봇, 공조, 메드텍, 전장 등 부문 차원에서 육성하는 신사업에서는 차별화된 핵심 기술 확보, 개발 및 제조 인프라 구축, 혁신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등을 통해 미래 지속 성장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84조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76조8000억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입해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별도의 창립기념식을 개최하지 않고 두 대표이사의 기념사로 대신했다. 향후 창립기념식도 60주년과 70주년 등 10년 주기로만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신년 하례식 역시 별도로 열지 않고 부문별 메시지로 대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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