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HB인베 시절 '코리 투자' 담당자였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10.23 16:53  수정 2026.10.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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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제안서 배포 4개월 뒤에 한미약품 대표 선임

커지는 북경한미 리스크…연체 채권 920억 집계

이해충돌 논란…채권 회수 제대로 이끌지 의구심

북경한미 '특별감사' 결과 오는 30일에 발표 예정

HB인베스트먼트의 코리그룹 투자 제안서 마지막 페이지에 황상연 당시 부사장의 이름이 담당자로 올라 있다. ⓒ데일리안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HB인베스트먼트 재직 당시 현재 한미약품과 채무관계에 있는 코리그룹에 대한 투자 담당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한미약품의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는 코리그룹으로부터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코리그룹 투자를 추진했던 황 대표가 대금 회수를 순탄하게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3일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HB인베스트먼트 재직 당시 작성된 코리그룹 투자 제안서에 담당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이 코리그룹 계열사 룬메이캉의 1000억원대 매출채권 회수에 나선 상황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HB인베스트먼트 PE본부는 코리그룹 투자 제안서를 작성해 투자자들에게 배포했다. 데일리안이 입수한 투자 제안서를 보면, 황 대표는 가장 윗단에 HB인베스트먼트 PE본부 부사장 직함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단에는 같은 PE본부 소속 A 이사도 함께 기재됐다.


HB인베스트먼트는 코리그룹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5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코리그룹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4억 달러) 수준으로 책정됐다. 투자 이후 3년 안에 투자자가 연 10%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으로 기업공개(IPO)를 해야 한다는 적격상장(Q-IPO) 조항도 담겼다. 결국 최종 투자는 성사되지 않았다.


HB인베스트먼트의 코리그룹 투자 제안서 표지. ⓒ데일리안

황 대표는 코리그룹 투자 제안서 배포 4개월여 뒤인 올해 3월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됐다. 한미약품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대표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대립하던 박재현 전 대표이사가 연임에 실패하면서 후임으로 발탁된 것이다.


문제는 한미약품의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의 매출채권 연체가 늘어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북경한미는 코리그룹 산하 룬메이캉에 의약품을 먼저 공급하고 추후 대금을 받는다. 북경한미 장부에 룬메이캉이 지급하지 않은 대금이 매출채권으로 쌓이는 구조다.


한미약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북경한미의 룬메이캉 매출채권은 1084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북경한미가 룬메이캉에 판매한 의약품은 482억원에 그친다. 반기 매출의 두 배가 넘는 대금이 회수되지 않은 셈이다. 매출채권이 늘어나는 동시에 연체 채권도 함께 불어났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 매출채권 가운데 3개월 넘게 연체된 채권은 올해 7월 기준 92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4% 늘었다고 보고 있다. 반기보고서상 룬메이캉 매출채권에는 대손충당금이 설정돼 있지 않다. 회수에 실패하면 손실이 한꺼번에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이 지난달 한미약품 감사위원회에 북경한미 특별감사를 요구한 배경이다. 한미약품 감사위원회는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을 조사기관으로 선정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채권을 회수할 때까지 일단 룬메이캉과 신규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황 대표의 과거 이력을 두고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코리그룹 투자를 제안했던 인물이 코리그룹 계열사의 대금 회수를 이끄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공개될 특별감사 결과가 대금 회수 의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주지 않았다.


한편 코리그룹은 임종윤 북경한미 동사장이 지배하는 개인회사다. 임 동사장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임 동사장 측은 올해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신 회장에게 모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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