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래일 연속 연저점 경신한 환율…1200원대 진입할까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10.21 16:10  수정 2026.10.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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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원 내린 1325.2원 마감…4거래일 연속 연저점

반도체 기업 달러 매도·해외 자금 유출 둔화에 하락

"연내 1200원대 가능하지만 장기간 머물긴 어려워"

"대외 불확실성 커지면 원화 강세 흐름 멈출 수도"

2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330원을 밑돈 데 이어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1200원대 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늘고 해외 투자자금 유출 속도도 둔화하면서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원 내린 1325.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325.5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다. 오전 9시 1분께 1322.8원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132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환율은 지난 16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최근 환율 하락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기업들의 달러 매도 움직임이 꼽힌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면 달러 공급량이 늘어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최근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거나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 수출과 달러 공급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 악화와 주요국 금리 상승, 다음 달 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도 환율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환율의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반등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인 하락 흐름에 기대기보다 국내 경제의 기초여건과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흐름을 보면 연내 1200원대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장기간 머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해외 금융시장 불안이나 증시 조정이 발생하면 1400원에 가까운 수준까지 반등할 수 있어 당분간 넓은 범위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로 최근 환율이 하락했지만, 잠재성장률 저하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산 비중 확대 등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낮은 환율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재 경제 여건에서는 1300원대가 적절한 수준인 만큼 이에 맞춰 정책과 기업의 사업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환율 하락은 원화 가치가 특별히 강해졌다기보다 기존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반도체 기업들이 보유하던 달러를 다시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고, 해외 투자자금의 유출 속도도 상반기보다 둔화한 점이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경제가 더 불안해지지 않는다면 내년 중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AI 반도체 수요 둔화와 중동 정세 악화,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등 대외 변수가 불거지면 원화 강세 흐름이 멈출 수 있다"고 부연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에 비해 작아 해외 자금의 유출입에도 환율이 크게 움직인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거래 상품을 다양화해 외환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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