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겨도 불확실성 계속…‘투트랩’ 대응 불가피 [美선거·K경제①]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0.21 06:00  수정 2026.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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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 미국 중간선거 진행

결과 따라 대미 통상정책 변화 기대

선거 이후 ‘불확실성’ 성격 달라지나

행정부·의회 별도 접근 전략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내달 3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대미(對美) 통상정책은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문가 예측이 분분하다. 단순히 결과를 예측하는 데 머무를 게 아니라 선거 이후 달라질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두고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현재 판세로는 현 여당인 공화당이 다소 불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강화할 것은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관세 정책’이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보호무역 기조가 변화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이 이겨도 현재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작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 공세를 ‘행정명령’ 등 꼼수로 무력화할 수도 있다.


반면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갖더라도 불확실성은 그대로다. 당연히 트럼프 행정부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면서 관세와 대미 투자 압박은 더욱 노골화할 것이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같다. 미국의 정책 변화가 국내 수출과 생산,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 원장은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실린 ‘2026년 미국 중간선거 이후 통상환경과 한국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기업에 지난 1년여는 관세율표가 수시로 바뀌는 시간이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은 ‘난기류’처럼 수시로 방향과 강도를 바꿨고, 그때마다 기업은 비용 계산을 다시하고, 투자 시나리오를 새로 설계해야 했다.


최 원장은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 한국 기업들이 던져야 할 질문은 ‘어느 당이 이기는가’가 아니라 선거 이후 이 불확실성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어느 당이 이길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보다 누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권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에 따르면 먼저 ‘공화당 패배=트럼프 보호주의 완화’라는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편관세가 사라졌다고 미국의 보호주의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세의 법적 근거와 방식이 바뀌고 있을 뿐이다. 중국 견제, 제조업 부활, 첨단기술 우위와 공급망 안보라는 목표에는 상당한 초당적 공감대가 존재한다.


또한 동맹이라는 지위보다 미국에 제공하는 가치를 협상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의 관세는 동맹과 비동맹을 가리지 않는다.


행정부를 상대로는 ‘한국은 동맹이니 예외로 해달라’는 논리보다 대미 투자·현지 고용과 조선·반도체·배터리의 생산능력이 미국의 산업기반과 비중국 공급망 구축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반면 의회를 상대로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 최 원장은 “투자·고용·현지 조달 효과를 주별·지역구별로 파악해 한국 기업의 이해를 미국 의원의 지역경제 이해와 연결해야 한다”며 “행정부에는 ‘National Value’, 의회에는 ‘District Value’를 보여주는 이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만든 규칙에 사후 대응하는 ‘Rule Taker’에서, 규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는 ‘Rule Shaper’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관세가 결정된 뒤 예외를 요청하는 사후 대응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의회의 법안과 청문회, USTR의 조사 개시와 의견수렴, 행정부의 시행규칙을 조기에 포착하고 조사와 규칙제정 단계부터 한국 기업의 이해를 반영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이 ‘우리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미국의 고객사·공급업체·지역사회가 ‘이 조치는 미국의 생산과 일자리에도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말하도록 만드는 편이 훨씬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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