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이날 킹칼리드 공항에서는 사우디 국적 민간항공사 기장 1명을 포함해 3명이 사망했다.ⓒAP/연합뉴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정학적 정세 불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대회가 2028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살만 빈 이브라힘 알칼리파 AFC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가 열린 스위스 취리히에서 취재진과 만나 "11월 말까지는 현지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며 "지역 내 상황이 빠르게 호전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경과를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살만 회장은 이어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다면 대회를 1년 미뤄 2028년에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대회 연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이번 파행 위기는 최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발생한 연쇄 미사일 및 발사체 공격이 결정적 원인이다. 지난 10일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예멘 후티 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을 받아 13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으며, 이튿날에도 공항 터미널에 발사체가 떨어지는 등 치안 불안이 가중됐다. 리야드 도심에서도 연쇄 폭발음이 발생하는 등 안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에 따라 사우디 현지에서 개최 예정이던 대형 스포츠 행사들이 잇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오는 21일 개막 예정이던 특급 테니스 이벤트 '식스 킹스 슬램'이 12월 말로 전격 연기됐으며, FIFA와 사우디e스포츠연맹이 제다에서 개최하려던 비디오 축구게임 대회 'FIFAe 파이널 2026' 역시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이미지 일본과 브라질은 해당 대회 참가 철회를 선언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활약하는 알나스르의 경기를 포함해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 주요 경기들도 올겨울과 내년 봄으로 뒤로 밀렸다.
아시안컵 파행 조짐은 당장 내년 1월 대회를 준비하던 한국 축구 대표팀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월 A매치 기간 중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에서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을 추진 중이었으나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대표팀을 이끄는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의 계약 구조에도 큰 변수가 생겼다. 축구협회는 모레노 감독과 11월 27일까지 계약을 맺으며 A매치 성과에 따라 내년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으나, 아시안컵이 2028년으로 연기될 경우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가 11월 A매치를 끝으로 황급히 종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우디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가을 중동발 안보 위기가 2027 아시안컵 판도와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 잔여 구도까지 크게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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