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체중 감량 효과와 적응증 확대 고려
경구제 등 편의성 높인 '미충족 수요'도 중요
토마스 섹 일라이 릴리 임상개발 총괄 수석 부사장 ⓒ데일리안 한보라 기자
전 세계 비만약 시장 1위 일라이릴리가 차세대 비만 치료의 선봉으로 '다중작용제'를 내세웠다. 위고비처럼 단일 표적(수용체)만 겨냥한 비만약은 체중 감량의 한계가 분명하다. 당뇨, 고혈압 등 여러 대사질환 합병증까지 포괄하는 측면에서도 여러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비만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라이릴리는 현재 이중작용제의 강점을 앞세워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운자로를 넘어 삼중작용제로 차세대 비만약 시장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토마스 섹 일라이 릴리 임상개발 총괄 수석 부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2026 코넥트·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제 콘퍼런스(KIC)'에서 “10%의 체중 감량만으로는 여전히 비만 범주에 머무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더 큰 체중 감량 효과가 필요하다”며 “이중작용제인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는 (단일작용제보다) 체중 감량 효능이 더 높고 당뇨병이나 수면무호흡(OSA)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글로벌 규제 기관들은 비만약의 품목허가 기준으로 '5~10%'의 체중 감량 목표를 제시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위약(가짜약) 대비 최소 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어야 비만약의 유효성을 인정한다. 유럽 의약품청(EMA)은 비만약 품목허가에 앞서 임상 결과 시험 대상자 가운데체중이 각각 5%, 10% 이상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제출하라고 한다.
일라이릴리는 실효성 있는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더 강한 체중 감량 효과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른 대사질환처럼 관리 목표를 두고 치료를 진행하려면 환자별로 조절할 수 있는 선택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기존 비만 치료제는 무작정 용량을 올리면 구역질(오심) 등 위장관(GI) 부작용이 커진다. 여러 표적을 동시에 겨냥해 체중 감량의 효율을 높이는 다중치료제가 필요한 배경이다.
일라이릴리는 이미 마운자로를 통해 다중작용제의 강점을 증명했다.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와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 수용체를 함께 겨냥하는 이중작용제다. 마운자로는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로 후발주자임에도 미국 대시잘환 시장 점유율을 1위를 탈환했다.
나아가 일라이릴리는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마운자로의 기전에 글루카곤 효과를 더한 성분이다. 글루카곤은 식욕을 조절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면서 간의 지방 분해도 돕는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3상에서 80주 동안 레타트루타이드를 투여한 결과 최고 용량군의 체중은 평균 28.3% 줄었다.
섹 수석 부사장은 “GLP-1과 GIP에 더할 세 번째 플레이어가 '글루카곤'”이라며 “삼중작용제로 개발 중인 레타트루타이드는 의미가 큰데, 더 많은 환자가 치료 목표에 도달해 더는 비만으로 분류되지 않는 체질량지수(BMI)까지 내려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만은 만성질환으로 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큼 환자 편의성도 강조됐다. ⓒ데일리안 한보라 기자
비만은 만성질환으로 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큼 환자 편의성도 강조됐다. 일라이릴리는 하루에 한 번 먹는 경구용(알약) 비만약 '파운다요'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 경구용 비만약은 위산에 약해 복용할 때 지켜야 하는 조건이 많았다. 파운다요의 성분인 '오르포글리프론'은 GLP-1 계열 수용체를 자극하되 저분자로 설계돼 물과 식사의 제한 없이 투약 가능하다.
GLP-1 계열 비만약과 아예 다른 기전으로 작동하는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췌장 호르몬 '아밀린'을 겨냥한 계열이다. 내약성을 높여 메스꺼움 등 위장관 부작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GLP-1 계열 비만약이 통하지 않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일라이릴리의 아밀린 계열 파이프라인 '엘로라린타이드'는 48주 동안 진행된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최고 용량군의 체중이 평균 약 20% 줄었다.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도 아밀린 계열 비만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아밀린 계열 이중작용제 '카그릴린타이드'에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더한 복합제 '카그리세마'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섹 수석 부사장은 “이미 효과와 안전성을 겸비한 비만약이 이미 몇 가지 나와 있는 만큼 글로벌 제약 바이오 업계는 미충족 수요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매주 투여에서 월 단위, 분기 단위 투여로 단순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LP-1 계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일부 환자에 대한 새로운 선택지도 고려 대상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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