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연인 권태기 다루는 ‘너 말고 다른 연애’
진로·장애 문제 포착한 ‘연애박사’ 등
다양한 소재의 멜로 드라마 이어져
장기 연애 커플의 복잡한 감정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성인용품 사장과 종갓집 장녀의 만남이라는 양극단의 조합을 내세우는 등 다양한 소재의 멜로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청춘 남녀의 설레는 사랑을 넘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파격’ 설정이 이어진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주말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연애 10년 차, 익숙했던 연인이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설레거나 애틋한 청춘 남녀가 아닌, 긴 연애에 지친 남녀의 이야기를 담는다.
긴 연애 끝에 결혼이라는 선택지를 앞두게 된 남궁호(서강준 분)와 이미도(안은진 분)가 겪는 갈등부터 한태승(이주안 분), 박수아(조아람 분)와 얽히며 겪는 변화를 그린다. 태승에게 흔들리는 미도의 마음을 알게 된 궁호가 고민 끝에 “스위치 켜준 그 남자 만나고 오라”는 제안을 하는 등 파격적인 감정의 변화까지 담아내며 설렘 뒤 현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너 말고 다른 연애' ·'연애박사' 포스터ⓒKBS·ENA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 속의 청춘도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 고등학교 때 수영선수였지만 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박사과정생 민재(추영우 분)와 진로를 잃고 방황하다 새로운 길에 들어선 석사과정생 유진(김소현 분)이 로봇 연구실에서 만나 피워내는 감정을 그리는 이 작품에는 그들의 맵고 쓴 현실도 함께 담긴다.
설레는 첫 만남 이후 과감하게 민재에게 다가가는 유진 등 두 사람이 감정을 싹 틔우는 과정은 달달하게 그려지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유진이 겪는 시행착오도 디테일하게 담긴다. 진로와 장애 등 앞으로 풀어내야 할 무거운 소재들도 남아있어, ‘연애박사’가 여느 로맨스 드라마와 어떤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할지도 기대 포인트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나를 충전해줘’는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남자와 전기 능력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 ‘판타지’로 차별화를 시도했으며, 티빙 ‘내가 떨릴 수 있게’는 섹스토이 스타트업 사장과 보수적인 종갓집 장녀의 만남이라는 양극단의 캐릭터 조합을 내세워 흥미를 유발 중이다. 방영을 앞둔 MBC ‘라이어’는 첫 데이트 이후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남녀의 이야기로 멜로 대신 스릴러적 전개를 예고하는 등 클리셰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다만 색다른 설정이 무조건 시청자의 ‘공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연애 10년 차 커플이 다른 상대에게 흔들리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내며 전개의 차별화를 꾀했지만 시청자의 공감도, 재미도 모두 놓쳤다는 평이다. 거짓말을 반복하며 연인을 배신하는 주인공을 향해 ‘무리수’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가운데, 시청률 역시 2%대로 저조하다. 로맨스 장르의 핵심인 인물의 감정선이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시도도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로맨스 드라마의 끊임없는 변주가 새로운 재미를 찾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흥행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시청자와의 ‘공감대’가 되는 모양새다. 최근 이어지는 파격적인 승부수가 억지스러운 무리수로 남을지, 새로운 멜로의 지평을 열지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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