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광풍 타고 월가 접수한 SK하이닉스…美 상장 첫날 13% 급등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11 05:03  수정 2026.07.11 07:40

26.5억 달러 아닌 265억 달러 조달…외국기업 최대 美 상장

"마이크론과 밸류 격차 좁힌다"…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확대 기대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서 벨을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미국 증시에 입성하면서 AI 투자 열기를 확인하는 한편 그동안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는 공모가인 149달러보다 약 13% 높은 1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는 265억 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올해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큰 기업공개(IPO)다. 외국 기업 기준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이다. 공모에는 500곳이 넘는 기관투자가가 참여했고, 청약 경쟁률은 7배를 넘었다.


시장에서는 이날 주가 급등이 단순한 상장 효과를 넘어 AI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투자심리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업체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AI 서버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차세대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지배력에도 미국 상장 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쟁사인 미 마이크론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미국 상장이 기업가치 할인 요인을 완화하고 글로벌 AI 반도체 대표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투자사 주피터자산운용의 샘 콘래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ADR 상장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간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까지 재평가받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토머스 헤이스 그레이트힐캐피털 회장은 "반도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투자자가 몰린 거래"라며 이번 상장이 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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