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인생 최대 오점이 된 ‘아프리카 포비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25 20:24  수정 2026.06.25 20:24

이번에도 아프리카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홍명보 감독. ⓒ 연합뉴스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다. 12년 전 브라질에서 홍명보 감독을 불명예 퇴진으로 몰고 갔던 ‘아프리카 포비아’가 이번에도 또다시 발목을 낚아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기분 좋은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던 홍명보호는 멕시코전에 이어 남아공전까지 무기력하게 내리 패하며 1승 2패(승점 3)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A조 3위로 추락했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각 조 1, 2위가 토너먼트에 직행하고, 12개 조 3위 팀 중 상위 8개국이 추가로 32강 막차를 탄다. 조별리그 일정을 먼저 마친 한국은 이제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지켜보며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하는 ‘단두대’ 위에 놓였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스쿼드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남아공은 한국보다 분명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남아공은 빨랐고, 홍명보호는 플랜B 없이 단조로운 축구만 구사했다. 결국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역습 한 방에 대표팀은 무너지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과 아프리카 축구와의 지긋지긋한 악연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지독한 징크스다.


첫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코앞에 두고 미국 마이애미에서 치른 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홍명보호는 0-4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이 여파는 본선 무대에서 ‘알제리전 참사’라는 비극으로 돌아왔다. 러시아, 벨기에와 한 조에 속했던 당시 한국은 알제리를 확실한 ‘1승 제물’로 낙점하고 16강 진출의 시나리오를 짰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안일한 상대 분석과 전술적 대처는 전반에만 내리 세 골을 얻어맞는 처참한 붕괴로 이어졌고, 결국 2-4 완패를 당했다. 결국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


홍 감독은 아프리카의 벽을 넘지 못했다. ⓒ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 인생에 큰 오점을 남겼던 아프리카 팀과의 악연은 12년이 지난 올해도 또 발현됐다. 이번 월드컵 본선을 앞둔 지난 3월, 홍명보호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0-4 대패했다. 축구 팬들은 2014년 가나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홍명보 감독의 아프리카 팀 대응 전략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고,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았고 결국 남아공과의 최종전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무너졌다. 전반까지는 잘 버틴 점 하나가 유일하게 다른 점이다. 다만 상대 역습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는 순간 12년 전 알제리전의 기시감이 들 정도로 벤치는 얼어붙었고 필드 위 선수들은 길을 잃고 우왕좌왕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아프리카 팀만 만나면 흔들거렸고 ‘아프리카 포비아(공포증)’가 감독 커리어의 최대 오점으로 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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