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다큐', 대세 아이돌 전유물에서 신인 필살기로 [D:가요 뷰]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8.10 14:00  수정 2025.08.10 14:00

'그로우: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 '빅뱅10 더 무비: 빅뱅 메이드'부터 'BTS 모뉴먼츠: 비욘드 더 스타' 'NCT 127: 더 로스트 보이즈' '매직아워, 더 세븐틴'까지. 인기 아이돌에게 다큐멘터리는 필수 장르라고 할 만큼 고전적인 콘텐츠로 자리잡아왔다.


ⓒ베이비돈크라이 다큐멘터리 티저

걸그룹도 마찬가지다. 2020년대에 들어서며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트와이스: 시즈 더 데이' '마마무+웨얼 아 위 나우' 등 인기 그룹의 활동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다수 제작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블랙핑크의 다큐멘터리는 공개 당시인 2020년,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본 다큐멘터리에 선정됐고, 마마무의 다큐멘터리는 오픈 첫날부터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기여 1위 콘텐츠로 자리잡으며 수익성을 증명했다.


그런데 인기 아이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다큐멘터리 제작이, 최근에는 신인 걸그룹의 필살기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베이비돈크라이는 8일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이비돈크라이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소속사 피네이션에 따르면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데뷔조 확정부터 뮤직비디오 및 쇼케이스 현장 등의 여정이 담긴다. 멤버들 각각의 매력과 케미스트리가 관전 포인트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리센느의 다큐멘터리 '더 센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그해 8월에는 캣츠아이가 넷플릭스를 통해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를 공개하며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마리끌레르는 이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꼭 봐야 할 최신 시리즈로 선정하며 "팝스타 꿈나무들이 스스로 품는 의구심부터 향수병, 부상 투혼을 겪으며 노력하는 모습을 카메라가 1년 이상 추적한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아이돌 팬덤의 결집력을 높이는 주요 요소가 '서사'인 만큼, 다큐멘터리는 충성도 높은 팬덤을 구축하는 데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아티스트가 데뷔를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과정을 거쳤는지, 아티스트가 어떤 마음을 품고 그 과정을 견뎌왔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르세라핌은 데뷔와 동시에 전 멤버였던 김가람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위기를 겪었으나 이후 공개된 첫 다큐멘터리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를 통해 진정성을 전하는 데에 성공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750만 뷰를 훌쩍 넘기며 화제를 모았고, 이 열기에 힘입어 다큐멘터리 공개 한 달 뒤 발매된 미니 2집 '안티프레자일'은 역대 걸그룹 음반 초동 6위를 기록했다.


현장에서도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장점을 '솔직함'으로 짚었다. 한 중소 연예기획사 관계자 A씨는 "다른 콘텐츠에서는 그룹의 아이덴티티를 노출하거나 직접 설명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의 경우 이러한 부분이 조금 더 보완되는 것 같고, 데뷔 과정을 조금 더 진중하게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어떤 그룹을 지향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그룹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는 멤버들 간의 관계성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연습생 시절의 서사 등을 잘 알 수 있어 팬들이 그룹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이돌 멤버 스스로에게도 단순한 촬영을 넘어 그룹의 정체성과 자신의 진심을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 A씨는 "사실 다큐멘터리는 예능형 콘텐츠에 비해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멤버들에게는 이러한 특성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다큐멘터리는) 본인 고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여져야 하나'에 노력해야 하는 시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팀은 어떤 그룹인지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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