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트레스] 美 “무역협상 서두르지 않을 것…시기보다는 질이 중요”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7.22 06:52  수정 2025.07.22 06:55

베선트 “연준의 업무수행 점검 시사”...트럼프에 이어 금리인하 압박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미국의 날’ 행사에 참석, 연설을 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각국과의 무역 협상은 시기보다 질이 중요하다면서 서두르지 않겠단 뜻을 밝혔다. 무역합의를 위해 미국에 최대한 유리한 협상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히는 만큼 한·미 무역협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역 합의의 질이지 합의의 타이밍이 아니다“며 “우리는 합의를 목적으로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적 협상을 하는 나라들엔 관세시한이 더 연장될 수 있냐’는 질문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인도네시아 사례를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들은 모두 5차례 합의안(초안)을 가져 왔는데, 첫 제안이 매우 좋았지만 (미국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다시 (수정안을) 들고 왔다”며 “인도네시아의 제안은 점점 좋아졌고, 결국 환상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와의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밝히면서 인도네시아산 상품의 미국 관세를 32%에서 19%로 낮추고 인도네시아 구리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확보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뭘 원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만약 우리가 8월1일 관세로 돌아간다면 높아진 관세가 각국에 더 나은 합의안을 가지고 오도록 압박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미·중 협상에 대해서는 “매우 가까운 장래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 (중국과의) 무역은 매우 좋은 상황이다. 우리는 (중국과) 다른 것들을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불행히도 중국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러시아의 석유를 매우 많이 구입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차기 미·중협상에서) 그것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나라에 대해 100% 정도의 세컨더리(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베선트 장관은 "(세컨더리 관세 부과까지)시한이 10일일지, 30일일지, 50일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를 사는 나라는 100%의 2차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에 대해선 일본 국내 정치보다는 미국에 가장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불안정해지면서 미·일 무역협상까지 차질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관련,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기한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 과다 문제 뿐 아니라 연준의 전반적인 업무 수행에 대해 점검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연준이라는 기구가 성공적이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독립 기구로 존재한 연준이 현재 시점에 미국 경제상황에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뜻이지만,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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