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고 있는 김혜성, 왜 빼나…현지에서도 '좌우놀이' 성토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6.11 14:35  수정 2025.06.11 14:41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 AP=뉴시스

김혜성(26·LA 다저스)에게 적용하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극단적 ‘플래툰 시스템’을 놓고 미국 현지에서도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타격감이 오른 김혜성(최근 5경기 타율 0.400)을 선발 라인업에 넣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를 시작으로 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앤디 파헤스(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토미 ‘현수’ 에드먼(2루수)-돌턴 러싱(포수) 순으로 타선을 짰다.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일 때, 김혜성은 한 번도 선발 출전한 적이 없다. 이날은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가 '우완' 딜런 시즈임에도 김혜성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붙박이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의 선택을 의아하게 여길 수만은 없지만,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9타수 4안타(2루타 1개·3루타 1개) 3타점 1도루 맹활약한 김혜성을 제외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전날의 선택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


우완 선발을 상대로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5-6 끌려가던 5회 2사 2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좌완 마쓰이 유키와 마주했다. 직전 타석에서 삼진으로 찬스를 살리지 못한 데다 좌완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상황이라 로버츠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불러들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회를 잡고 타석에 들어섰다.


김혜성은 로버츠 감독 선택에 화답했다.


초구 직구에 속은 김혜성은 몸쪽 슬라이더(약 143.1㎞)를 공략, 1루 옆으로 향하는 2루타를 뽑았다. 정타였다. 그 사이 2루 주자 토미 ‘현수’ 에드먼이 홈을 밟아 6-6 동점을 이뤘다. 전날 시즌 첫 3루타를 터뜨렸던 김혜성은 이날 세 번째 2루타를 터뜨리고 10번째 타점을 쌓았다. 3경기 연속 안타와 2경기 연속 장타를 때리며 로버츠 감독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로버츠 감독이 8회말 들어서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직전 타석에서 좌완 투수를 공략해 동점 적시타까지 터뜨린 김혜성이 타석에 들어서려는 순간, 좌완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이 올라오자 김혜성 불러들이고 ‘우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대타로 세웠다. 올 시즌 좌완을 상대로 2할 타율에도 미치지 못한 에르난데스는 무기력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교체다.


김혜성 ⓒ AP=뉴시스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교체한 것에 대해 현지 매체와 팬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넘어 성토하고 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스포츠넷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도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모레혼의 구속이 마쓰이보다 빠르기 때문에 김혜성이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오른손 타자인) 엔리케 에르난데스도 활용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감독 고유의 권한이지만 현지 언론이나 팬들도 해당 선택에 대한 비판을 할 자격은 있다. 표본은 적지만 김혜성은 빅리그에서 좌완 투수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3타수 3안타(1홈런)를 기록 중이다. 강속구를 보유한 좌완 투수가 많지는 않지만 KBO리그에서도 통산 타율만 놓고 보면 좌투수 상대로 더 높았다. 이른바 '좌상바'가 아니다.


로버츠 감독의 선택에 문제가 있다 해도 여전히 NL 서부지구 1~2위를 다툴 만큼 성적은 좋다. 다저스가 지구 우승에 만족할 수 있는 팀이 아니라고 봤을 때, 타선의 안정과 짜임새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김혜성에게 적용하는 극단적 플래툰 시스템도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김혜성은 11일 펫코파크서 펼쳐진 샌디에이고전에서 6회말 수비에서 교체 투입됐다. 두 차례 타석에서는 땅볼과 볼넷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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