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뱅에 대한 높은 기대감 커져
혁신·포용·경쟁 새로운 메기 역할 기대
"금융업 전반 긍정적 변화 이끌어내야"
2025년 국내 금융시장은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의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2021년 토스뱅크에 이어 새로운 디지털 은행의 등장은 금융산업의 혁신과 경쟁 촉진 그리고 금융소외계층 포용이라는 정책적 과제를 안고 있다.
필자는 제4인뱅 인가의 주요 요건과 사회적 역할, 그리고 기대와 과제를 짚어본다.
우선 인뱅의 인가기준이 좀 더 엄격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규인가 심사 기준 및 절차'를 제시한 바 있는데 인가의 핵심은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및 포용성 ▲실현 가능성이다.
첫째, 저렴한 비용의 자금조달이 가능하고 충분한 자본확충 역량이 인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중금리 차주에 대한 대출 확대는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을 빠른 속도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여, 충분한 자본금 확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조달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기존 법정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실제로는 2500억~3000억원 수준의 자본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모두 인가 당시 수 천억원의 자본을 확보하고 출발했다.
이번에는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과 지속적 자본확충 가능성이 더욱 엄격히 평가돼야 한다.
둘째,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요구된다. 심사에서는 기존 금융권이 공급하지 못했던 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혁신적 사업모델이 필요하다.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빅데이터·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 등 구체적 혁신성이 요구된다.
셋째, 금융 포용성이 강조된다. 중저신용자, 지역 금융소외계층 등 차별화된 고객군 대상 금융서비스 제공 여부가 중점적으로 심사돼야 한다. 실제로 민간 외부평가위원회내 ‘기술평가 분과’가 신설되어, 5년간의 구체적 이행계획까지 점검될 것이다.
그렇다면 제4인뱅이 해야될 주요 역할은 무엇일까? 올해 3월 기준으로 6개 컨소시엄이 인가를 신청했다. 이들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제4인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의 허브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인가의 가장 큰 정책적 목적은 중저신용 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대출 공급 확대다.
실제로 심사 배점에서도 이 부문이 핵심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대출 공급이 아니라, 사업 운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 맞춤형 신용평가, 경영 컨설팅 연계 등 실질적 지원이 기대된다.
다음으로 금융산업 경쟁 촉진과 혁신을 견인하는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 기반으로 운영돼 운영비 절감과 빠른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은 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금융상품, 수수료 절감, 고금리 예금·저금리 대출 등으로 전통 은행과 차별화한다.
이로써 제4인뱅은 기존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메기 효과'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또한 제4인뱅은 포용적 금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제4인뱅이 수도권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지역 중소기업과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자금공급 역할도 충실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성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포용금융의 실질적 실현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제4인뱅에 대한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금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 등 안전자산 위주로 영업해왔다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에는 '포용적 금융' 역할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실질적 성과 요구가 병행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제4인뱅은 단순히 한 개 은행의 추가가 아니라, 혁신과 포용, 경쟁 촉진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아무쪼록 디지털 혁신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제4인뱅이 국내 금융업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길 기대한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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