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기업은행 최대 0.25%p↓
은행권 예금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금리가 낮아져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커진 주가·집값 상승 기대로 자산시장에 계속 자금이 몰리는데다 오는 9월부터 2금융권의 예금 보호 한도까지 늘어나면, 은행권에서 예금이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3개 정기예금(거치식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상품·만기·이자지급 방식에 따라 연 0.10~0.25%포인트(p)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KB스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 상단은 기존 2.40%에서 2.20%로 떨어졌다. 특히 이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2.40%에서 2.15%로 0.25%p나 떨어진다.
IBK기업은행도 같은 날 정기예금 2개, 정기적금(적립식 예금) 2개, 입출금식 2개, 판매종료 예금 상품 11개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0.25%p 인하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되지 않는 11개 상품의 경우 만기 후 재예치 등에 낮아진 금리가 적용된다.
두 은행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예금 금리 하락 추세는 전 은행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0%p 낮췄고, 같은 날 NH농협은행도 정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p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지난달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 금리를 일제히 0.10~0.30%p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0~2.85%다.
앞서 지난달 4일 기준 이들 은행의 최고금리와 비교하면 약 한 달 사이 상단과 하단이 0.08%p, 0.25%p 떨어진 수준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에서도 올해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가중평균 금리는 2.73%로 2022년 6월(2.73%)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소비자포털의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현재 2.15~2.55%로 상당수 상품이 한은 기준금리(2.50%)를 밑돌고 있다.
은행권은 예금금리가 당분간 계속 낮아지면서 자금이 예금에서 이탈해 주식·코인·부동산 등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을 고려할 때 예금 금리 인하를 인위적으로 막기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은 예금에서 돈을 빼 주식과 가상자산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지만, 주로 자산의 안정성 때문에 예금을 선호하고 이자로 생활하는 고령층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