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 높은 ‘웹소설’, 콘텐츠 시장 新 격전지로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5.14 13:00  수정 2021.05.14 10:21

네이버, 왓패드 인수...압도적 웹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

카카오, 웹툰 플랫폼 타파스·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 진행

ⓒ뉴시스

지난해 국내 출판시장에서 만화, 웹툰, 웹소설은 비약적 성장을 나타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78개 출판사 및 주요 서점의 매출액, 영업이익 현황 등을 분석해 발간한 ‘2020년 출판시장 통계’에 따르면 만화·웹툰·웹소설 부문의 경우 출판사 5곳의 총 매출액은 1487억원으로 17.3%나 성장했다.


특히 전자책 플랫폼 기업(9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9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3% 늘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379억원) ▲탑코(193억원) ▲문피아(67억원) ▲키다리스튜디오(53억원) 등 웹소설·웹툰 플랫폼이 강세를 보였고, 단행본 전자책 서비스를 겸하는 리디(44억원)도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출판 산업, 도서 소비 환경도 변화를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이전부터 온라인 서점의 이용률이 증가하고, 전자책·오디오북의 성장세가 엿보였던 것에 코로나19 상황이 더해지면서 도서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가 한층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또 이 같은 파급력은 올해는 물론 한동안 지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웹소설 성장세와 맞물려 네이버와 카카오는 북미 웹툰, 웹소설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네이버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인수를 완료했다고 5월 11일 밝혔다. 이번 인수를 위해 약 176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고, 약 6억달러(약 6848억원)에 왓패드 지분 100%를 취득했다. 왓패드와 네이버웹툰의 월 사용자 수는 각각 9000만명과 7200만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네이버는 약 1억6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포함해 570만명의 창작자와 10억개 이상의 콘텐츠를 확보한 압도적인 웹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하게 된 셈이다.


네이버와 함께 국내 포털 업계의 강자로 자리 잡은 카카오도 곧장 견제에 나섰다. 카카오는 최근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인수를 완료했고,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인수 절차도 이달 내 마무리한다고 11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각각 5억1000만달러(약 5700억원),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다.


타파스와 래디쉬 모두 높은 매출 성장률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플랫폼이다. 카카오는 북미 웹툰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타파스를 해외 관계사로 편입해 ‘승리호’ ‘경이로운 소문’ ‘나빌레라’ 등 카카오의 오리지널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타파스에 공급했다. ‘웹소설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래디쉬는 1만개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확보했고,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이 중 오리지널 IP 매출이 90%를 차지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번 인수는 단순히 웹툰·웹소설 시장 진출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웹툰과 웹소설은 그 자체로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지만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영상콘텐츠로 재가공하기 위한 원천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해외 영상 콘텐츠 시장 진출의 고두보로서의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카카오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북미에서도 타파스·래디쉬 IP의 영상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고, 네이버도 인수 직후부터 웹툰·웹소설의 영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콘텐츠 원천 IP를 확보하면서 다방면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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