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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가장 짧다’ KBO리그 감독은 파리 목숨


입력 2021.05.12 07:46 수정 2021.05.13 07:1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롯데 자이언츠, 40년간 무려 20명의 감독 선임

우승 횟수 많은 두산과 KIA는 제법 긴 기간 보장

롯데는 허문회 감독 경질 사유로 ‘방향성의 차이’를 언급했다.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허문회 감독 경질 사유로 ‘방향성의 차이’를 언급했다. ⓒ 롯데 자이언츠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가 극약 처방으로 감독 교체의 칼을 빼들었다.


롯데는 11일 신임 감독으로 래리 서튼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전임인 허문회 감독에 대해서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차이가 지속됐다”고 밝혀 경질 조치됐음을 암시했다.


사실 허문회 감독의 교체는 시간 문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팀 체질 개선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허문회 감독을 선임했다. 히어로즈 코치 시절 선수들을 아우르는 능력이 남달랐던 자질을 눈여겨본 결과였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고, 급기야 감독과 프런트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올 시즌 초반, 팀 성적이 최하위로 처지자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두게 된 롯데다.


매 시즌 뚜렷한 성적을 내야 하는 KBO리그에서 10개 구단 감독 자리는 말 그대로 ‘독이 든 성배’와 다름이 없고 계약 기간을 보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감독들이 자주 교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구단들은 감독 선임 당시 ‘체질 개선’, ‘리빌딩’ 등의 이유를 앞세우지만, 결국은 ‘당장의 성적’을 요구하게 된다.


실제로 야구의 인기가 크게 상승한 2000년대에 접어들자 각 구단들은 모기업의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최소 포스트시즌 이상 오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감독들은 당장의 성과를 위해 근시안적인 팀 운영을 하게 되고 리빌딩은 언감생심일 뿐이다.


롯데는 허문회 감독 선임 당시 “구단의 새로운 비전을 함께 실천해 나갈 1군 감독으로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비전이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의 능력치를 가장 빠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성적이다. 롯데는 지난해 7위, 그리고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KBO리그 팀별 감독 재임 기간.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 팀별 감독 재임 기간. ⓒ 데일리안 스포츠

구단별 감독 교체 횟수만 보더라도 결국 성적이 크게 작용했음을 읽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감독 교체가 가장 잦은 팀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번에 선임된 서튼 감독은 20대 사령탑이며 롯데 감독의 평균 재임 기간은 고작 2년에 불과하다.


2000년대 긴 암흑기를 거치며 성적 면에서 신통치 않았던 LG도 마찬가지다. LG는 올 시즌부터 류지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있는데, 그가 18번째 사령탑이니 평균 기간은 2.22년인 셈이다.


반면 롯데, LG와 함께 원년에 창단된 삼성과 두산, KIA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두산과 KIA는 감독들에게 제법 긴 기간을 보장해주고 있는데 압도적으로 많은 우승 횟수가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 역시 80~90년대에만 감독 교체가 잦았을 뿐, 2000년 이후 20년간 5명의 감독들로 팀을 꾸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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