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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코로나19 시대' 독립영화계의 위기와 변화 그리고 기회


입력 2021.04.21 09:55 수정 2021.04.21 09:5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미쟝센단편영화제·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올해 개최 포기

영화사업 축소에 KT&G 상상마당VS 15인 영화 감독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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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한국 독립 영화계에 위기와 기회를 함께 가져왔다. 단편영화제가 문을 닫고 독립 영화를 배급하던 극장이 축소 운영 혹은 중단됐다.이 바람으로 한국 영화의 근간으로 불리는 독립영화계가 위축됐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해 OTT를 통한 상영 지원을 확대하며 대중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신인 감독의 등용문이며 상대적으로 자본의 영향을 덜 받아 개성 강한 영화들을 선보이는 단편 영화제들의 종료는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영화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 '명량'의 김한민 감독,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 '벌새'의 감보라 감독 등을 배출한 미쟝센단편영화제, 국내 최초 단편영화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등의 종료는 코로나19 여파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임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영화제뿐 아니라 전국의 작은 영화관의 사정도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부가적인 갈등도 발발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 운영을 중단한 KT&G 영화사업인 상상마당은 배급계약을 맺었던 15명의 감독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15인의 감독들은 영화 사업부를 감축하고 재정비를 위해 새 파트너 공모를 찾는 과정에서 상상마당이 기존 영화사업팀 인력 해고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 없이 그대로 새로운 운영사 공모를 강행하자 결국 기존 배급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예술 영화들이 주로 상영되던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는 지난해 10월 26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영업을 중단했지만 법원 조정 결정을 통해 임차료를 감액 받아 4개월 만인 지난 2월 20일에 다시 문을 열었다.


KT&G나 CGV, 미쟝센단편영화제, 아시아나국제영화제는 모두 대기업의 문화 관련 사업이나 후원을 받고 있어 코로나19로 이어진 경제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자구책으로 마련된 OTT 상영 지원으로 독립영화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스트리밍을 소비하는 관객들이 늘어난 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반응이다.


독립영화 배급사들은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네이버 인디극장을 포함해 왓챠, 퍼플레이에 영화들을 공급하며, 과거 독립영화들을 보기 위해 찾아다녀야 했던 수고스러움을 덜어줬다.


영화제들도 OTT를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전세계 단편, 독립영화를 초청해 소개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웨이브, 부천국제영화제도 왓챠를 통해 경쟁작들을 상영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정상 개최를 선언했지만 온라인 상영을 같이 가져가는 구조를 선택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186편 중 141편을 웨이브를 통해 공개한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개봉을 미룬 자리에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의 개봉 기회가 늘거나, 안방에서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이 변화가 수익을 꾸준히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영화 관계자는 "영화제를 제외하고 OTT도 수익이 보장되는 화제작을 우선적으로 선별한다"며 "애초에 최적의 개봉 환경이 아닌, 대체제로 선보여진다는 것에서 독립영화 의미와 가치는 희석된다"고 지적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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