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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관중·저질 텃세·심판 수준...최악의 중국 원정


입력 2021.04.13 22:29 수정 2021.04.13 22:3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한국,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플레이오프서 중국에 져

결과에 대한 아쉬움 털어내도 개운치 않은 뒷맛 가시지 않아

중국 쑤저우 스타디움. ⓒ TV조선 중계화면 캡처 중국 쑤저우 스타디움. ⓒ TV조선 중계화면 캡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 중국 원정은 최악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FIFA랭킹 18위)이 13일 중국 쑤저우 스타디움서 킥오프한 ‘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 최종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중국(FIFA랭킹 15위)과 연장 접전 끝에 2-2 무승부 그쳤다.


전반 강채림과 중국의 자책골을 묶어 2-0 앞선 한국은 후반 24분 프리킥 위기에서 왕 슈앙에게 골을 내줬다. 한국이 1골만 더 넣고 이기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는데 연장 전반 14분 다시 한 번 왕 슈앙을 막지 못해 추가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1·2차전 합계에서 중국에 3–4로 밀려 올림픽행 티켓을 잡지 못했다.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꿈꿨던 한국 여자축구는 분루를 삼켰다. 플레이오프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 천적처럼 여겼던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한국 여자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결과에 따른 아쉬움은 털어낼 수 있지만 중국 원정이 남긴 개운치 않은 뒷맛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중국 당국은 1만 여 관중을 경기장에 배치했다. 거리두기 없이 밀집해 앉아 오성홍기를 머리 위에 두고 응원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중들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 응원단은 뜨거운 함성을 내지르며 ‘육성 응원’에 열을 올렸다. 지난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PO 1차전 당시 ‘짜요’를 외쳐 빈축을 샀던 중국 응원단은 쑤저우 스타디움을 메운 ‘강적들’에 비하면 양반이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볼을 빼앗을 때나 코너킥과 프리킥 찬스에서는 모두가 ‘합심(?)’해 야유를 퍼부었다. 어느 정도의 텃세는 예상했지만 이 같은 저질 텃세는 최근 원정경기에서 보기 어려웠다.


최악의 환경에서도 지소연·조소현·이금민까지 해외파를 총동원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흔들리지 않고 선제골을 넣었다.


거리두기 없이 밀집한 중국 응원단. ⓒ TV조선 중계화면 캡처 거리두기 없이 밀집한 중국 응원단. ⓒ TV조선 중계화면 캡처

선제골을 내준 중국 선수들은 매우 거칠었다. 볼 경합 과정에서 고의에 가까운 머리 충돌을 일으키고도 당당했다.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를 보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섰다. 축구화 스터드로 한국 선수들의 무릎을 차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 국적의 야마시타 요시미 주심은 파울 휘슬을 불지 않았다. 페널티박스에서 중국의 명백한 핸들링 때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나마 등으로 골키퍼의 골킥을 막을 때 경고카드를 꺼냈다. 연장에서는 중국 골키퍼가 시간을 끌어도 주의를 주지 않았다.


투혼을 불사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깝게 느껴질 만큼, 수준 이하의 국제축구 무대로 기억에 남게 될 중국 원정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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