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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넷플릭스를 넘어라”…‘따로 또 같이’ 국내 OTT의 도전


입력 2021.03.06 01:00 수정 2021.03.05 17:4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티빙, '서복' 극장 동싱 상영

웨이브·왓챠·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강화

카카오M엔터테인먼트 4일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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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뛰어넘어라”


해외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OTT 시장을 주도하자 국내 OTT 시장들도 각자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자, 영상 콘텐츠 산업에서 넷플릭스는 엄청난 수혜를 입었다.

1997년 DVD 구독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플랫폼 판도를 뒤집었다. 전 시즌 공개, 몰아보기, 거대 자금이 투입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 새로운 시스템을 가져오온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유료 구독자 380만명을 확보했다. 또 '옥자', '킹덤', '인간수업', '범인은 바로 너' 등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2021년에도 13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OTT 업체들인 티빙(TVING), 웨이브(WAVVE), 왓챠(WATCHA) 등도 새로운 전략과 목표를 발표했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CJ ENM으로부터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티빙은 JTBC와 손 잡고 향후 3년간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해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도 콘텐츠 교류를 시작했다. 지난 4일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쉽으로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출시한 것. 티빙과 네이버의 제휴는 콘텐츠 분야 첫 협업을 시작하며 시너지를 예고했다.


티빙은 국내 OTT 최초로 극장과 동시에 영화 '서복'을 공개하며 구독자 수 확보에 나섰다. 앞서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단독 공개를 해왔지만, 우리나라 영화를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다른 수익과정으로 중심을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기간 없이 극장과 OTT에서 동시 공개하는 건 티빙이 첫 사례가 된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고추리반'을 공개를 했지만 기대만큼의 결과나 반응을 얻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서복' 공개는 티빙의 유료 구독자 확보에 확실히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OTT 뿐 아니라 영화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전했다.


티빙이 구독자수 확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사이,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가 합병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4일 공식 출범했다. 웹툰·웹소설 유통부터 영화·드라마 제작, 음원·공연 기획, 연예계 매니지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분야를 자신들의 베이스 기반으로 삼아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인기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카카오M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고, 이를 카카오톡이나 카카오TV를 통해 유통하는 그림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16개 자회사와 관계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약 8500개의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M은 배우 매니지먼트 7곳, 가수 매니지먼트 5곳, 드라마 제작사 4곳, 영화사 2곳을 보유하고 있고, OTT 서비스 카카오TV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카카오 웹소설 '진심이 닿다'를 카카오M의 드라마 제작사인 메가 몬스터와 콘텐츠 지은이 공동 제작한 사례처럼, 손에 쥐고 있는 재료들을 기획, 제작, 유통까지 효율적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T와 지상파 3사가 합작사인 웨이브는 올해 800억원 규모 콘텐츠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웨이브는 상반기 중 지상파 방송사, 종편 등과 최소 5편 이상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방송사와 협업이 아닌 독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계획 중이다. 일정은 구체적이지 않으나 올해 안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웨이브는 국내 콘텐츠 제작 강화와 함께 해외 영화, 프로그램 수급에 올해도 힘을 쏟는다. 현재 미국 CBS '스탠드'와 라이프타임 TV무비·리얼리티 예능 16편, 호주 폭스 쇼케이스 '업라이트'와 미국 NBC '널시스' 등 독점 공개 등 콘텐츠 신규 라인업을 확정했다.


왓챠는 인기 유튜브 콘텐츠를 왓챠로 가져오며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왓챠는 웹드라마 '좋좋소', '일진에게 찍혔을 때 감독판', 주식콘텐츠 '말년을 행복하게:확장판' 등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었던 콘텐츠를 감독판과 확장판으로 공개한다. 콘텐츠 추천, 평가 서비스 기반으로 성장한 왓챠는 2021년 1월 현재 보유콘텐츠만 약 9만편이다. 왓챠는 구독자의 소비패턴을 주목해 향후 숏폼, 미드폼, 유튜브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최근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 데 이어 자사 OTT 시즌 역시 별도 전문법인으로 독립시켜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SF9 찬희 주연 웹드라마 '가시리잇고' SM 글로벌 아이돌 그룹 웨이션의 리얼리티 '웨이비전', '아이돌 원더랜드', '빽투더 아이돌', '아돌라스쿨' 등 15분 안팎의 웹드라마나 아이돌 예능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보다는 충성도 확실한 아이돌 팬덤 위주로 구독자를 확보해온 KT는 올해 오리지널 장편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지난 2019년 '첫잔처럼'으로 첫 자체제작 장편영화를 공개했던 KT는 지난 1월 '큰엄마의 미친봉고', 이달 '더블패티' 개봉까지 본격적으로 장편 콘텐츠를 제작해 극장상영 후 시즌 단독 공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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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가진 것들을 주무르며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영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OTT 왓챠, 웨이브, 티빙 등은 최근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상륙 준비를 마치자 시장의 정책, 업계 이슈를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협의회를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완성도 높은 물량공세에 단독으로는 대응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OTT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풍부해졌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만 일이다. 그러나 이미 다수의 영상 이용자가 넷플릭스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이들을 토종 OTT들이 가져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각 토종 OTT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얼마나 타파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예를 들어 티빙이나 웨이브는 각각 CJ 계열 콘텐츠, 지상파 콘텐츠만 볼 수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결국은 ‘뻔한’ 지적이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얼마나 풍부하게 자신들만의 플랫폼에서 볼 수 있냐는 것이 관건이다. 이 ‘뻔한’ 내용을 토종 OTT들이 얼마나 제대로 이뤄내냐에 따라, 이를 기반으로 한 확장성도 기대해볼 수 있을 듯 싶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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