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 해외투자펀드 설정액 '역대 최대' 219조원…2019년 말 대비 17% 증가
해외투자 확대에 주식·부동산 중심 잔액 급증…"코로나로 인한 손실 주의해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펀드에 편입된 해외자산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픽사베이
국내에서 설정된 펀드에서 해외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했다. 해외주식과 부동산에 관심을 드러낸 서학개미들이 자본시장에 대거 유입되자, 운용사들이 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해외자산을 대거 펀드에 편입해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전히 일부 해외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실사가 불가능해 리스크 노출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전체 펀드잔액은 745조5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투자펀드 금액은 219조1212억원(29.39%)이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대치다. 2019년 12월 말 해외자산편입규모인 186조8327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7.3%(32조2975억원) 늘어난 규모다. 해외투자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해외 주식·파생상품·부동산 등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세부적으로는 해외주식을 담은 펀드가 크게 늘었다. 지난 달 말 국내펀드에 편입된 해외주식은 54조781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주식펀드 규모인 154조1966억원의 35.53%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1월 국내펀드 해외주식편입 자산규모가 44조632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22.7%(10조1495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대체투자 등 수익증권 가운데 해외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했다. 지난 달 말 기준 115조9628억원 규모의 전체 수익증권 펀드 가운데 해외자산은 89조8096억원으로 77.45%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2월 말 수익증권의 해외자산 규모가 41조9187억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14.2%(47조8909억원) 폭증한 것이다.
해외수익증권 규모는 부동산, 재간접, 특별자산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지난 달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해외부동산펀드 잔액은 59조896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월의 55조922억원 대비 8.7%(4조8044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미 만들어진 펀드를 자산으로 삼아 운용되는 상품인 재간접펀드의 해외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31조3054억원에서 40조3112억원으로 28.8%(9조58억원) 급증했다. 달러, 원유 등 해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 자산도 46조7950억원에서 56조249억원으로 19.7%(9조2299억원) 증가했다.
ⓒ데일리안
국내펀드시장에서 해외자산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는 해외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급증해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에 불어 닥친 주식투자 열풍은 해외주식으로까지 번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3233억9000만 달러(355조385억원)으로 2019년의 1712억2000만 달러 대비 88.9% 급증했다. 이 같은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펀드시장으로까지 옮겨가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설정할 때 해외자산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주식은 물론이고 부동산을 포함한 해외 투자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 버렸다"며 "금융당국에서 규제한 대체투자를 제외하고 최근 분위기가 좋은 해외주식펀드가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펀드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고객 중심의 자산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보접근이 제한된 일부 자산이 편입된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외부동산펀드 등을 비롯한 한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22개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에서 원리금 연체 등이 발생해 손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산은 7조50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해외 호텔, 항공기, 무역금융채권 등 자산이 추가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가운데 80%는 호텔, 리조트 등 상업용 부동산인데 해당 자산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손실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며 "특히 해외 부동산 자산에 사모펀드 형태로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이 자산을 셀다운 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을 때 자산에 부실화가 진행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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