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유동성에 갈 곳 못 찾는 돈…단기금융펀드 154兆까지 껑충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1.02.04 07:00  수정 2021.02.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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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단기금융펀드 자산 154.2조원…전월 126조원 대비 22% 급등

코스피, 2900선까지 떨어지자 기관 MMF자금 및 개인 여유자금 늘어

증시가 변동폭을 키우면서 단기금융펀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픽사베이

단기금융펀드 순자산액이 154조원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풀린 데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길 잃은 투자자금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치로 늘어난 여유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시 변동폭이 급격히 변화할 경우 대규모 투자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단기금융펀드 순자산액은 154조2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의 126조3214억원 대비 22.0% 급증한 규모이며,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다. 단기금융펀드는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간 동안 자금을 운용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단기금융펀드의 월말 순자산액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100조~110조원 사이에서 움직이면서 큰 변동폭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증시가 요동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단기금융펀드 순자산액이 급등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129조2408억원이던 단기금융펀드 순자산액은 4개월 만인 5월 말 152조9950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겼다.


특히 MMF의 성장세가 단기금융펀드 상승세를 이끌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국공채, 기업어음(CP),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단기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특징이 있어 잠시 뺀 주식이나 펀드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용도인 '파킹통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단기간에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특성이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실제로 MMF 순자산액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21조원 규모로 증가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MMF는 지난해 말 법인의 자금 수요로 인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새해 들어 사상 최저로 낮아진 금리 수준에 따라 단기 부동자금 증가와 투자 대기 자금 증가 등으로 인해 재차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특히 연초 주식시장 급등세로 인한 투자자금의 유입과 시중 여유 자금이 흘러 들어오면서 MMF 자산의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금융펀드에 자금이 쏠린다는 건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로 MMF를 비롯한 단기금융펀드에 자금이 쏠릴 때는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질 때다. 실제로 지난 달 7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3031.68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25일 3208.99포인트까지 올라 3200선까지 뚫을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단기금융펀드는 141조1972억원에서 149조123억원으로 5.5% 늘어나는데 그쳤다.


ⓒ데일리안

하지만 단기금융펀드 순자산액은 지난 달 말 급격히 늘어났다. 국내 증시가 갑작스레 하락하면서 변동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미국 게임스탑으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조정장세가 국내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코스피도 26일부터 약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26일 3140.31포인트로 떨어진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해 29일 2976.21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약세를 나타낸 이 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들은 코스피 주식을 각각 5조6225억원, 3조2818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이 MMF를 중심으로 한 파킹통장에 몰리면서 일시적인 단기금융펀드 자산의 급등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난 달 4일 126조3214억원 수준이던 단기금융펀드 자산은 26일 150조1418억원으로 18.8% 급증한 뒤 27일(151조7531억원), 28일(156조1954억원), 29일(154조2158억원)까지 150조원 대를 유지했다.


실제로 투자자별 MMF 순자산 변동 추이를 보면 개인들의 MMF 순자산액은 지난 달 4일 25조4621억원에서 28일 25조101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의 MMF 순자산액은 100조6010억원(1월 4일)에서 131조872억원(1월 28일)로 30.3% 급증했다. 기관들이 주식을 순매도해 얻은 금액의 일부가 법인형 MMF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울러 증시가 조정장세에 접어들면서 기존에 유입된 개인들의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도 단기금융펀드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달 말 나타난 단기조정장세로 기관들이 주식시장에서 뺀 자금이 MMF를 비롯한 단기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만큼 불안정한 장세가 재차 나타나는 시기에 대기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될 경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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