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선더랜드전 4-0 대승, 리그 선두자리 올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26)이 10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박지성은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2007-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 선더랜드전에 후반 10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바통을 이어받아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박지성은 앞서 연습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악천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워밍업 없이 경기에 뛰어들었다. 이미 맨유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승기를 잡은 상태.
맨유의 첫골은 웨인 루니가 전반 19분경 웨스 브라운의 전진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신고했다. 10분 뒤인 29분에는 루니의 크로스를 루이 사하가 마무리했고, 전반 종료 직전 호날두는 멋진 프리킥 골로 선더랜드의 발기된 승부의욕을 단숨에 감퇴시켰다.
박지성은 쪼그라든 선더랜드의 사기 속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승리를 굳힌 맨유는 3일 간격으로 펼쳐지는 연말 복싱데이 기간을 고려, 체력안배차원 차 공 돌리기를 시작했다. 전방이든 후방이든 원터치, 투터치 패스로 게임을 진행했다. 박지성에게도 무리하지 않는 몸 풀기용 게임으로 적당했던 것.
하지만 소극적인 경기운영 가운데 속에서도 박지성의 복귀전은 내실이 꽉 차 있었다. 후반 15분경 박지성은 전진스루패스를 이어받자마자, 나니의 침투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나니는 박지성의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받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대가 30cm만 넓었어도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박지성의 실용적인 움직임은 맨유 후방 수비지역에서도 빛났다. 선더랜드가 공격 기회를 잡으면 어느새 돌아와 수비포지션을 취했다. 자세를 낮춰 무게중심을 허리에 뒀고 상대 선수와 발을 섞어가며 몸싸움을 펼쳤다.
선더랜드의 공격수는 박지성의 질긴 수비에 드리블을 실패하거나 패스미스로 이어졌다. 박지성을 제친 장면이라고는 박지성 다리사이로 공을 통과한 순간이 유일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알까기’를 당한 뒤에도 몸을 돌려 안정적인 수비모션을 취했다.
박지성은 부상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이번 복귀전에서는 이전과 비교해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유럽의 덩치 큰 선수들의 강한 어깨싸움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실제로 후반 종료 직전, 나니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선더랜드 페널티 박스에서 상대 최종 수비수와 강한 몸싸움을 했다. 팔을 심하게 휘저을 정도로 강한 어깨태클이었다. 하지만 몸 중심을 잡기 힘든 상황에서도 박지성은 공을 끝까지 지켰다. 비록 슈팅으로는 연결하지 못했지만, 180도 몸 회전으로 뒤따라오던 동료 선수에게 패스했다.
박지성과 포지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나니 역시 박지성의 활약에 자극받은 듯 후반 종반 특유의 현란한 기술로 드리블해 PK까지 얻어내는 등 많은 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이 수비와 공격에서 살신성인하는, 팀플레이에 녹아든 경기를 펼쳤다면 나니는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다. 비록 결정적인 속공 찬스에서 패스미스를 했지만, 그 기회를 충분히 만회할 PK 유도 기술을 보여줬다. 송곳같이 예리한 슈팅, 그리고 예술로 표현될 드리블 돌파가 나니의 최대 강점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박지성과 나니의 서로 다른 색깔 플레이를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
맨유의 차세대 날개 나니는 개인기가 탁월하지만, 움직임은 가볍다는 것이 국내외 축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중론이다.
게다가 속공 기회에서 자신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하는 면도 보이며, 무엇보다 위치선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비교해 박지성(26)은 의 움직임은 기술보다 무게감이 한 수 위에 있다. 스킬 면에서는 나니에 비해 덜 화려할지 몰라도 위치선정면에 있어 나니를 압도한다. 무엇보다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감각이 훌륭해 이번 복귀전에서 나니보다 동료 선수들의 전진패스를 더 많이 지원받았다.
두 사람 모두 같은 포지션에 놓인 선의의 경쟁자지만, 나니보다 맨유에 2년 먼저 들어 온 ‘고참 파워’ 박지성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대표팀 월드컵 4강 주인공, PSV아인트호벤 시절 챔피언스리그 4강 견인차, 치명적인 장기 부상 등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쌓인 축구 노하우가 비중 높은 경기일수록 나니보다 박지성이라는 결론도출이 가능하다.
박지성과 나니의 선의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퍼거슨 경이 긱스의 대체자로 팀에 충성도 높은 박지성을 마음에 둘 지, 톡톡 튀는 신예 나니를 선택할 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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