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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 1년⑬] 동학개미에 활짝 웃은 증권사…사모펀드 리스크는 진행형


입력 2020.12.31 05:00 수정 2020.12.29 14:24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3분기까지 증권사 순이익 '역대 최대' 4조5076억원…전년비 17.5% 증가

라임·옵티머스 책임론·피해보상 등 부담…"충당금 등 비용 증가 가능성"

올해 증권업계는 급증한 수탁수수료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데일리안 올해 증권업계는 급증한 수탁수수료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데일리안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인한 증권사 임원 징계 여부와 피해자 보상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리스크가 상존한 만큼 위험부담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상품 관련 리스크 확대로 인한 비용발생 우려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56개 증권사들은 4조50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8368억원 대비 17.5%(6708억원) 늘어난 규모로 3분기 누적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3분기만 떼어놓고 봐도 증권사들은 직전 분기 1조8174억원보다 19.3%(3513억원) 늘어난 2조1687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증권사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둔 원인은 수탁수수료의 상승 때문이다. 수탁수수료는 증권사 계좌로 주식을 매매할 때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다. 올해 국내 증권사는 ▲1분기, 1조3798억원 ▲2분기, 1조7386억원 ▲3분기, 2조1219억원 등의 수탁수수료를 기록했다. 통상 분기별로 8000~90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예년보다 개선된 수치다.


수탁수수료가 급증한 이유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1일부터 이번 달 28일까지 개인들은 코스피 주식을 45조785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같은 대규모 순매수세의 영향으로 코스피는 지난 3월19일 1457.64에서 2808.60으로 92.6% 급증했다.


해외주식 거래량 급증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도 증권사 실적 견인에 한몫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에 1724억원 규모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을 시현했다. 지난 2분기보다 35.6% 늘어난 규모다. 실제로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을 의미하는 외화예탁금 역시 이번 달 20일 기준 23억2341만 달러(약 2조5534억원)로 지난해 전체 6억6770만 달러(7308억원) 247.9%(16억5571만 달러) 폭증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역대급 실적 경신 행진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NH투자·삼성·메리츠·키움증권 등 6개 대형 증권사가 올해 4분기 8863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92억원보다 19.9%(1471억원) 늘어난 규모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무제한적 유동성 공급 확대를 바탕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자 개인 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가 크게 확대돼 증권사 리테일 영업이 활성화 됐다"며 "금융시장 회복에 따른 트레이딩 이익과 리테일 영업 수익이 증가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 희소식만 있던 건 아니다. 증권업계는 올해ㅔ 각각 1조6679억원과 5151억원 규모의 피해액을 낸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시달렸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부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고객에게 대규모로 판매했다는 이유로 증권사에 그 책임을 묻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달 10일 금융감독원 재제심의위원회는 라임 펀드 판매에 책임이 있다며 대신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3개 증권사의 임원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내년 2분기에는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한 제재심이 열릴 예정인 만큼 사모펀드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또 금감원이 실사 결과 라임운용의 '플루토 TF-1호'의 기초자산 예상 회수율이 50~68%에 그쳤음에도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100% 배상 결정을 내리면서 보상비용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라임의 '크레디트 인슈어드 1호'와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배상 논의는 시작되지 조차 않은 만큼 관련 비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유동성 랠리가 잠시 주춤한데다 위탁 매매 수수료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 증가폭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한 당국의 전수조사와 추가 환매 연기 우려 등으로 증권사들의 충당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전체적인 펀드 잔고가 축소돼 자산관리 수수료가 감소할 위험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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