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 예산⑥] 또다시 포퓰리즘 쪽지예산…올해도 여전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입력 2020.12.08 07:00  수정 2020.12.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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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보다 2조2000억원 순증, 막판 선심예산 반영 되풀이

적자국채 추가발행 상황, 예산 효율성·투명성 높여야

6년 만에 내년 558조원 규모의 수퍼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지키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올해도 이른바 쪽지예산은 막지 못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 조정 소위에서 벌어지는 지역구 선심성 예산이 민원성 메모로 전달되고 이를 반영하려는 쪽지예산이 최근에는 휴대전화 문자와 톡으로 부탁을 하기도 해 SNS예산이라고도 불린다.


내년 예산안은 당초 정부가 내놓은 555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이 순증됐다. 통과 예산안이 정부안보다 증액된 것은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가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코로나19 지속 등 어려운 나라사정을 감안해 어느 때보다 많은 5조3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깎았다지만 총액은 정부 원안보다 오히려 2조2000억원 늘어났다. 최종 8조1000억원의 예산이 증가해 국가채무도 956조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코로나 3차 확산에 따른 피해계층 지원을 위한 소요 3조원과 백신 추가 확보 예산 9000억원 등 새로운 수요를 반영하다 보니 재정규모가 2조2000억원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했다”라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쟁점이었던 한국판 뉴딜 예산은 야당의 반대에도 실제 약 5000억원이 감액되는데 그쳤고, 여야 간 막판 비공개 협상과정에서 힘 있는 실세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적에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상당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원안에 없던 도로 건설과 하수관로 정비, 숲길 체험, 노후산업단지 개발, 하수관로 정비, 마을 공영주차장 건설, 광역도로 확장 등의 예산이 여야 실세 예결위원 몫으로 배정됐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선심성 예산도 여전했다. 최근 기존 김해공항 백지화·경제성 논란을 부른 ‘가덕도 신공항’ 관련 예산도 연구용역 비용으로 20억원이 반영됐고, 충청권을 겨냥한 ‘세종 행정수도’ 관련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 127억원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가덕도 신공항 예산은 아직 논란이 해소되지도 않았고 지역 간 찬반과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내년 보궐선거가 있는 부산의 여야의원이 합의해 밀어붙이며 처리했고, 법 개정이 필요한 세종의사당 건립 역시 예산부터 챙기고 보자는 심산이다.


단골인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인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172억원,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사업 112억원, 월곶~판교 복선전철 사업 120억원의 예산도 각각 증액됐다.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 차원으로, SOC 예산이 정부안 대비 5000억원 늘어나는데 일조했다.


이 같은 쪽지예산은 늘 비판 받음에도 불구하고 밀실심사가 관행이 돼 여야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밀어붙인 예산이 증액되면 의원들은 앞 다퉈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구 예산 증액 부분을 최대한 홍보하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정의당은 이와 관련, 논평을 통해 “거대 양당 ‘예산 짬짜미’ 또는 ‘소소위 밀실야합’은 올해도 어김없고, 그 과정에서 지역구 민원성 예산이 11조원이나 늘었다고 한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거대 양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시비 거는 것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의당은 예산 정국에서 “전 국민에게 3차 재난지원금 30만원을 지급하고, 모든 자영업자에게 월평균 임대료 절반 수준인 100만원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예산 심사의 투명성을 담보할 관련법도 발의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4선의 김기현 의원이 ‘밀실 예산 방지법’을 지난달 23일 발의했다. 국회법 개정을 통해 예결위 산하 소(小)소위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만들고 회의록도 공개해 예산 심의과정을 투명화하자는 것이다.


소소위는 예결위 간사 등 3~4명으로 구성, 회의록이 없어 지역구 쪽지예산이 들어와도 통과 과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깜깜이·짬짜미’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문제점 지적에 대한 해결 시도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국회 혁신자문위원회가 쪽지예산을 원천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내는 방안을 국회의장에게 권고했고 실제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신상진 의원이 ‘밀실 예산 심의 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했음에도 올해 막바지 쪽지예산 증액 시도는 되풀이됐다.


문제는 현재 국가예산의 규모가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빚내서 쓰는,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코로나19 백신 등 시급한 비용이 제대로 처리되며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꼼꼼하고 투명한 나라살림 챙기기가 내년에는 가능해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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