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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M&A 청신호…항공산업 재편 가속페달


입력 2020.12.01 17:26 수정 2020.12.01 17:2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건엄 기자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 LCC출범 가시화

합종연횡 신호탄...규모의 경제로 경쟁력 향상 기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가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주기돼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가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주기돼 있다. ⓒ뉴시스

법원이 KCGI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된 가운데 국내 항공산업 재편도 가속페달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항공 자회사들간 합병 역시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시장도 변화의 흐름을 맞이할 전망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법원이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양대 항공사 산하 LCC의 통합에 청신호가 켜졌다.


3사가 통합되면 매출과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국내 LCC 중 독보적 1위가 된다. 동북아 시장 최대 LCC로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도 에어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LCC가 탄행하는 것이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점유율은 각각 13%, 13%, 3%로 이를 LCC에 한정할 경우 50%에 육박한다. 이는 제주항공(17%)과 티웨이(15%)의 점유율 대비 2배 수준이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 항공 산업에 불어오는 M&A...산업 재편 가속 페달


3사간 합병으로 메가 LCC가 탄생하면 나머지 항공사들간 M&A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재편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3사간 M&A가 성사되면 부동의 1위였던 제주항공이 위기감 해소를 위해 티웨이항공 등과의 M&A로 몸집을 키워 이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에 차례로 도전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현실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제주항공과의 M&A 무산 이후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난해 11월 출범하자마자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플라이강원, 아직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서(AOC)도 발급받지 못한 신규 사업자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등의 현실을 감안하면 업계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곧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간 M&A로 시작된 규모의 경제 실현이 LCC 시장에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2000년대부터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돼 온 것을 감안하면 이에 자연스럽게 대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M&A를 통해 산업 재편이 이뤄지더라도 대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미국·유럽보다 한참 늦은 것”이라며 “향후 국제선을 중심으로 외항사들과의 경쟁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우리 항공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규모의 경제에 초점을 맞춘 산업재편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 과당 출혈 경쟁 해소로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는 정부의 부문별한 LCC 사업자 인가로 국토 면적(약 1003만 ha) 대비 항공사가 지나치게 많은 출혈경쟁 구도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 3월 인가를 획득하고 현재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 등을 포함하면 국내 LCC는 총 9개사로 우리보다 국토면적이 98배 넓은 미국(약 9억8315만 ha)과 같은 숫자다.


이러한 과당 경쟁 구도 속에서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반작용으로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1차 타격을 입었고 올 들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쇼크까지 겹치면서 항공산업은 그로기(Groggy·강타당해 비틀거리는) 상태에 빠졌다.


자연스레 항공산업 재편 목소리가 나왔지만 워낙 악화된 업황은 이를 위한 동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실제 지난해 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간 M&A가 발표됐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이스타항공이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 조치를 취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결국 경영난이 불거지면서 M&A는 결국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양대 항공사들간 M&A로 LCC업계의 과당 경쟁이 사라지면서 출혈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자칫 야기될 수 있다는 독과점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LCC들의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 취항 등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극복이 최우선 과제지만 내년 이후 업황 회복을 대비해 FSC와 LCC가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에서도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들도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 2~3곳 정도로 재편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 항공사들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동시에 항공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과 탑승동, 2터미널 전경.ⓒ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1터미널과 탑승동, 2터미널 전경.ⓒ인천공항공사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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