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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연예계 3대 스캔들②] ‘도박’에 발목 잡힌 연예인들


입력 2020.11.12 00:00 수정 2021.02.07 16:2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도박 사건 후 방송 복귀까지, 평균 자숙기간 16.7개월

개그맨 김형인-최재욱, 도박 혐의로 재판장에...결과는 아직

ⓒMBC ⓒMBC

연예계에서 마약만큼 잦은 스캔들이 바로 도박이다. 쇼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어떤 경우에서는 실체보다 이미지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법적 처벌 수준이 아니더라도 도박에 연루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활동에 제약이 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연예인과 도박은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로 묶이고 있다.


최근 연예계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도 바로 도박이다. 한 유튜버가 강성범과 탁재훈, 이종원, 권상우 등 연예인들의 도박 의혹을 제기하면서 연예계는 살엄음판을 걸어야 했다. 이 유튜버는 여러 정황 증거들을 제시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해당 사실을 부인한 상태다. 정확한 증거 없는 폭로라는 비난이 잇따르면서 해당 유튜버의 주장은 힘을 얻지 못했다.


이들의 도박 논란은 해프닝으로 넘어갔지만, 최근 도박 관련 혐의로 재판장에 선 이들이 다수 등장했다. 9월 14일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초신성 멤버 윤학과 성제가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한 혐의(도박)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16년부터 2년간 판돈 700만~5000만원을 걸고 ‘바카라’ 도박을 1~2차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리핀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법 온라인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신성 멤버들의 도박 사실이 밝혀지고, 이틀 후에는 개그맨들의 도박 이슈가 터졌다. SBS 공채 개그맨 출신 김형인과 동료 개그맨 최재욱은 지난 2018년 1월 말부터 2월 말 사이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김형인은 직접 도박에 참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현재 김형인이 도박범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도박장소 개설 혐의는 부인하고 있어 재판 결과를 지켜 볼 필요가 있지만, 연예인이 도박 관련 이슈에 연루되었다는 것 자체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28일 검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방문해 4억여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고, 승리는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지만, 미국에서 22억원 상당의 상습 도박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상습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룹 S.E.S. 출신 가수 슈는 지난 2018년 서울의 한 카지노에서 2명에게 모두 6억원대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이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조사 과정에서 슈가 지난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에서 수차례에 걸쳐 7억9000만원대 규모의 상습도박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슈는 지난해 2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명령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연예인의 도박 이슈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대중에게 각인된 큼직한 연예인 도박사건의 시작은 개그맨 황기순이었다. 그는 19997년 필리핀에서 도박에 빠져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검찰의 수배를 피해 현지에서 2년 동안 불법 체류자로 생활했다. 그러다 자진 귀국해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00년대에도 도박 사건은 계속해서 불거졌다.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이 필리핀과 사이판 호텔 카지노에서 8차례에 걸쳐 약 15만원의 도박을 한 혐의로 2004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2008년에는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필리핀 도박현장을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도박사이트에서 억대 도박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개그맨 김준호는 2009년 8월 해외원정도박 혐의를 인정하고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고, 그룹 NRG출신의 가수 이성진은 같은 해 6월 지인들에게 2억원 상당의 돈을 빌린 뒤 필리핀과 마닐라 등지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탕진하고 돈을 갚지 않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2010년도에는 신정환이 해외 원정도박을 하면서 진 빚을 갚지 못하고 필리핀에 억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05년 한 차례 국내 불법 사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던 터라 여론은 더 싸늘했다. 이후 2011년 신정환은 해외 상습 도박 혐의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13년에는 연예인 도박사범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당시 검찰은 김용만, 이수근, 양세형, 공기탁, 탁재훈, 토니안, 앤디, 붐 등 8명이 상습적으로 맞대기 도박이나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을 해 온 사실을 적발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이미 일정 기간의 자숙을 거친 뒤 복귀해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숙 기간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모 빅데이터 분석업체가 연예인 자숙 기간을 분석한 결과 연예인이 도박 사건 후 방송 활동 복귀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6.7개월로 나왔다. 이들 중 강병규(모든 방송국), 공기탁(MBC), 슈(KBS·EBS·MBC), 신정환(모든 방송국)에 대해서만 방송 출연 정지가 주어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한 순간의 일탈, 호기심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연예인들이 상습적인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건은 이 업계의 특성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의 쇼비즈니스 세계가 도박과도 같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형태의 일탈로 빠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이나 폭행 등의 범법을 저지른 후에 자숙 기간을 거치고 활동을 이어가는 것처럼 도박 역시 물의를 일으켰던 다수의 연예인들도 현재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경각심이 무너진 것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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